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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3000가구에 육박하며 11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2872가구로 집계돼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6.5%(1392가구) 증가했으며, 2023년 8월부터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전월보다 3.5%(2451가구) 늘었다.
증가분은 전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특히 평택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며 경기도 미분양(1만5135가구)이 한 달 새 2181가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미분양은 1만9748가구로 전월 대비 16.2%(2751가구) 증가한 반면, 지방은 5만2876가구로 0.6%(300가구) 감소했다.
현재 미분양 주택은 경기도에 가장 많이 쌓여 있다. 이어 대구(8742가구), 경북(6913가구), 경남(5203가구) 순이다.
지난달 늘어난 악성 미분양의 86%는 지방에서 발생했다. 대구의 악성 미분양(3075가구)이 401가구, 부산(2268가구)은 382가구 각각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수도권이 4446가구로 전월 대비 195가구(4.6%) 늘었고, 지방은 1만8426가구로 1197가구(6.9%) 증가했다.
면적별로는 85㎡ 초과 미분양이 1만876가구로 전월(1만348가구) 대비 5.1% 늘었고, 85㎡ 이하는 6만1748가구로 전월(5만9825가구) 대비 3.2% 증가했다.
주택 매매거래는 3만8322건으로 전월 대비 16.5%,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전월 대비 수도권에서 11.8%, 지방에서 20.3% 각각 줄었다.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는 5307건으로 전월 대비 17.6% 감소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중 아파트 거래는 3233건으로 전월(3656건)보다 11.6% 줄었다.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공사비 증가와 미분양 적체로 위기에 몰린 지방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부토건, 인강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부도·파산하는 건설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 미분양 3000가구를 사들이고, 지방 미분양을 매입하는 CR리츠(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를 조속히 출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완화 등 세제 혜택이 빠진 데다 LH 매입 물량도 적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