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 0.11%p 올라...상승 가속화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 대출 연체율은 2022년 11월 말 상승 전환한 이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 연체가 유의미한 속도로 증가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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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창구. (사진=연합뉴스) |
◇ 2월 말 은행 연체율 0.36%...전월 대비 0.05%p↑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이 0.36%로 전월 말 0.31%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8월 0.3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2월 신규 연체율은 0.09%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 0.05%와 비교해선 0.04%포인트 늘었다.
대기업 대출을 제외한 가계와 기업대출 모든 분야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0.39%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은 0.09%로 전월과 비슷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이 0.08%포인트 상승한 0.47%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이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0.64%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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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화투자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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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
◇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 0.11%p 올라...상승 가속화
문제는 연체율이 4개월 연속 상승세일 뿐 아니라 그 기울기를 높여가는 중이라는 점이다.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 폭은 2022년 11월 말 0.02%포인트에서 12월 말 0.04%포인트, 2023년 1월 말 0.08%포인트, 2월 말 0.11%포인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지표 악화에 영향을 주는 자영업자 및 가계 신용대출 연체 증가에 이어 주택담보대출과 법인 중소기업의 연체도 유의한 속도로 증가하는 점이 우려된다"며 "현재 속도는 경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빠르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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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화투자증권) |
특히 가계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상승해 이례적인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중 신용 등 일반대출이 0.27%포인트 증가한 0.64%로 2015년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며 6년 간 이뤄진 하향 안정화를 1년 만에 되돌렸다.
김도하 연구원은 "아직도 총 연체율은 코로나 직전보다 낮지만 악화의 속도가 가파른 점이 문제"라며 "자영업자대출은 비정상적인 증가율을 지속하고, 가계 신용대출은 순상환이 계속되는 반면 연체 잔액이 전년 대비 40~50% 증가하면서 질적 악화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