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익성 20년 새 반토막..."1억 자산으로 겨우 220만원 남겨"

문선정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0 13: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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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저수익·저투자 악순환 끊고 성장 중심 정책 필요”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에프애가이드 제공)

 

[알파경제=문선정 기자] 우리나라 간판기업들의 수익성이 20년새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영업이익)를 창출하는 기업이 많아야 경제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기에 고수익, 고성장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0일 ‘K성장 시리즈 매출액 1천대 기업의 20년 수익성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매출액 1천대 기업의 총자산영업이익률이 2004년 4.2%에서 2024년 2.2%로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만 해도 자산 1억 원으로 420만 원의 수익을 남겼는데, 지금은 220만 원에 그친다는 의미이다. 총자산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지환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은 부가가치의 확대를 통해 이루어지며, 기업의 수익성은 부가가치 확대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기업 채산성 지표를 통해 경제의 활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기업의 채산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만큼, 그간의 지원정책이 기업의 성장 역량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투자·고용·혁신성이 연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한 한계기업 보호정책이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고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한계기업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할 경우, 정상기업의 매출증가율과 수익성은 각각 2.04%포인트, 0.5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관훈 중견기업학회 회장 역시 “총자산영업이익률의 하락은 기업이 저수익·저투자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경고 신호”라며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신규 설비, R&D 등에 대한 재투자가 줄어 결국 국가차원의 투자·고용이 둔화돼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수익성을 반전시켜 국가경제를 성장시키려면, 기업규모에 따른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를 해소하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장과 수익을 이뤄내는 기업에 리워드(보상)를 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성장의지를 북돋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특히 중소기업 상장사 중 자산수익성 상위 100개사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경우, 약 5.4조 원의 부가가치가 추가 창출돼 국내 GDP의 0.24%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이들 기업의 평균 총자산영업이익률은 17.1%로 자산합계 18.2조원을 활용해 3.1조원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정책지원을 통해 중견기업(자산규모 5천억원)으로 성장한다면, 50조원(5천억원×100개) 규모의 자산으로 8.5조원의 수익(50조원×17.1%)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수익증가분 5.4조원은 2024년 국내 GDP의 0.24%에 달하는 수치로 0%대 저성장 기조에서 유의미한 기여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수익이 줄어드는 기업을 보호하기 보다는 수익이 늘어나는 기업을 장려하는 것이 성장률을 제고하는 길”이라며 “기업이 계단식 규제 때문에 스스로 성장을 피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선택하는 모순이 사라질 수 있도록 기업성장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문선정 기자(pres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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