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국 외 지역 증시 상승세 흔들, 하반기 미국 증시 우위 환경 전망

박남숙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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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2025년 내내 비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미국 외 지역이나 유럽 주식시장으로 패시브 수급이 이동하는 흐름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부터는 미국에서 펀드플로우가 이탈하는 모습까지 보여지고 있는데 연초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2% 오른 반면, 미국을 제외한 시장은 달러 기준으로 12% 상승했다.


연초 비미국 선호가 가격 매력과 빈집 논리에 기인했다면, 3~4월 트럼프의 관세 공격으로 달러 패권과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미국 자산에서의 이탈이 심화됐다. 

 

4월 이후에는 미국 예외주의가 종료됐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이 관세로 인해 경기 침체를 겪고 정책 여력이 있는 비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우월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3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시장 예상대로 하향됐지만 유럽과 일본도 성장률 전망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미국의 경기 우위가 다소 축소된 것은 맞다는 분석이다.


◇ 엔화 강세와 유럽 증시 강세 '흔들'

국내 증시는 전쟁 리스크를 소화하며 한 차례 더 상승해 3100pt에 다다랐다.

 

신정부 정책이 증시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겠으나, 올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을 놓고 보면 미국 외 시장이 랠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는 분석이다.

 

연초 독일 증시는 ECB의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었고 주가는 저렴했으며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도 기대되어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후 상승한 항셍 증시는 AI 기술력의 재부각에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더해지며 상승했다.

 

2분기 들어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확대되자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관세 피해가 적어보여 상승했고 이후 인도 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정책 우려로 큰 폭 등락하는 사이, 관세를 걱정하며 각종 완화정책을 쏟아낸 세계 각국의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은 대피처를 찾았다"며 "6월 들어 늦게서야 강력한 정책을 보여준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외 랠리 행렬에 탑승했고, 상승 폭은 금세 세계 시장을 따라잡았다"고 파악했다.

 

미국 증시 상승의 핵심 요인은 달러 약세와 유럽 증시 강세였고, 달러 약세는 일본 엔과 유로의 강세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웅찬 연구원은 " 이제 미국 주식, 미국 자산만이 정답인 것 같지는 않다는 인식이 상반기 금융시장의 컨센서스가 되었는데,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오히려 달러의 반등 시도와 유럽 증시의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엔화는 연초 강력한 임금 상승과 금리 인상을 기대하며 강세를 보였으나 이제와서는 무역 협상 지연, 수출 둔화 등을 우려하며 약세로 전환되었고 금리인상은 연기되었다.

 

유로화는 더 상승하기 어려운 레벨에 다다랐고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정점을 지나고 1~2개월 가량 조정세를 보였는데 최근의 이러한 흐름이 단순히 이란 사태의 우려가 컸는지 아니면 상반기의 모멘텀이 다 해 가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세계 각국 증시는 각자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한쪽이 우월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국내 증시는 강력한 정책을 고려하더라도 점차 비싸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는 여전히 싸지 않은 가운데 소비재의 부진, 대형 기술주의 반등으로 괴리가 더욱 확대되었다.

 

유럽은 이제 기준금리가 2.0%까지 내려와 추가 금리 인하는 제한적인데 연초에 부각되었던 유럽 증시의 가격 메리트는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제 상반기의 증시 방향을 이끌었던 엔화 강세와 유럽 증시 강세라는 기반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으로 이에 기반한 비 미국 지역의 랠리가 하반기에 지속되기 어렵다면, 금융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변곡점을 만들어낼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란 조언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 차원에서는 미국의 우위가 여전히 공고하다"며 "어떤 경제가 더 잘났는지의 문제가 아니며 현 시대 기업이익은 국가보다 업종 구성에 따라 더 크게 갈린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AI 혁신의 기업이익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유럽과 일본 플레이는 사실상 환율 모멘텀 플레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연초처럼 유로화와 엔화가 철저한 빈집이라고 볼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 하반기 미국 우위 환경 지속 전망  

 

(출처=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2분기 실적 시즌이 미국 우위 환경을 점차 조성할 명분"이라고 꼽았다. 

유럽과 일본 선호는 AI와 기업이익이라는 실리를 갖추지 못한 매크로적 명분이다.

 

다만 달러를 떠났던 투자자들은 아직 미국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느낄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 유예 시한 만료 이후 소비와 물가 충격, 정부 채무한도, 트럼프의 존재 등 3분기에 마주할 수 있는, 미국 비관론 입장에선 오랫동안 실현되길 기다려왔고 아직은 포기하기 어려운 약세 명분이란 분석이다.

 

김성환 연구원은 "다만 미국으로 옮겨갈 명분이 생긴다면 이야기는 다른데 유가 방향성의 변화"로 "작년 하반기 이후의 유가 하락은 미국보다 비미국에 더 긍정적이었는데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된다면 미국에도 불편하나 비미국, 특히 유럽에 더 불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 시즌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의 실적 전망은 우려 속에 미리 하향됐다.

 

AI 강세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비미국 수출주들의 실적이 부진하다면 이런 우려는 힘을 잃는다는 논리다. 

 

김 연구원은 "예상보다 빨리 미국 우위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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