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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 = 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상협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오너리스크에 다시 발이 묶였다. 회삿돈 유용 혐의를 받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조현범 회장이 6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주가가 다시 급락했다.
◇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한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7.5% 늘어난 8조3942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9% 증가한 7058억 원, 순이익은 13.5% 늘어난 6860억 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로 보면 매출액 2조 2638억 원, 영업이익 21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140.1% 늘었다.
이와 함께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43.9%로 전년 동기 대비 5.0%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한국은 53.5%로 5.7%포인트, 중국은 58.8%로 12.4%포인트, 유럽은 32.5%로 3.4%포인트, 북미는 51.9%로 2.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둔화 등 영향으로 교체용 타이어(RE) 수요는 전년 대비 소폭 둔화했다.
여기에 한국공장(대전 및 금산공장)의 수익성 회복이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한국공장은 지난 2021년 연간 적자 이후, 지난해도 민주노총의 게릴라성 파업 등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보이며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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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사진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 "한국타이어, 비용 감소로 실적 개선 기대"…주가 급등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물류비와 완재료 부담 완화로 영업이익률 회복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물량 회복을 통한 전년비 5% 매출 성장을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판가 인상 여력이 축소된 만큼 한국타이어의 가이던스처럼 올해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그럼에도 2021년과 지난해 수익성 훼손 요인이었던 해상 물류비와 천연고무 등 주요 원재료 부담 완화에 힘입어 올해 10%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 3일 주가는 9.73% 오른 3만665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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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로고 (사진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 다시 등장한 CEO 리스크에 주가 다시 발목
그러나 조 회장이 6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지난 3일 장중 3만7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2%대 급락하며 하루 만에 3만5000원대로 내려갔다.
올해 초 3만 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호실적에 다시 반등을 모색하는 듯 했지만, 오너리스크에 다시 흔들린 것이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출석해 휴대전화 등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참관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달 19일 조 회장의 자택과 한국타이어 본사, 계열사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고발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가 만든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고 봤다.
MKT는 실적이 뛰고, 오너 일가에게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달 26일 이 회사 구매 담당 임원 정모씨와 한국타이어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조 회장(당시 한국타이어 대표)이 구속되면서 오너리스크를 겪었던 한국타이어가 다시 발이 묶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은 당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으며, 다른 계열사에서 3억 원을 횡령해 집행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오너가 내부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잊을만하면 부각되는 오너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잘못을 저지른 것은 오너인데, 피해는 투자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상협 (yega@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