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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미국 발전소펀드에 대한 투자를 놓고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과 메리츠증권이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메리츠증권의 프론테라 발전소 관련 펀드 판매가 위법이며 자사에 큰 손실을 야기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여러 차례 투자권유를 받아 투자했지만 메리츠증권이 해당 펀드를 팔면서 핵심 투자위험을 알리지 않았다는 게 롯데손보의 주장이다.
롯데손보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에도 메리츠증권과 펀드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대상으로 부당 이득금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앞서 2018년 12월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미국 텍사스주 소재 526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 대한 메자닌대출(선순위채권과 보통주자본 사이에 속하는 다양한 형태의 자본조달)을 추진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 규모는 1억 6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00억원대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으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고 2019년 2월 펀드에 5000만 달러(약 650억원)를 투자했다.
당시 롯데손보는 셀다운(sell-down) 방식으로 투자를 추진했다. 셀다운이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이나 대출 등을 통해 우선 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직원공제회 등도 함께 투자했다.
투자를 한 이듬해 10월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펀드 투자자들에게 ‘선순위 대출 기한이익상실(EOD·디폴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고지했고 두 달 후 실제 해당 펀드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2021년 8월 기업회생절차마저 종료되면서 롯데손보 등은 투자한 전액을 손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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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
롯데손보 측은 “매출 수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는 설명과 달리 대출 원리금 미상환액 증가 가능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담보구조의 취약성과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투자 결정 시 메리츠증권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 매출 총이익의 65%가 수익구조로 보장되며 현금흐름 민감도가 낮다는 사업타당성보고서 등 내용은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발전소 가동률의 높은 변동성과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의 현금흐름 민감성으로 인한 EOD 발생 가능성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게 롯데손보 측의 주장이다.
또한 롯데손보 측은 “실사 및 투자검토 당시 메리츠증권 측이 제시한 2019-2025 기간 평균 가동률은 88%, 스파크스프레드는 메가와트시(MWh)당 35달러였으나 실제로는 스파크스프레드가 예상치보다 현저하게 낮아 원리금 상환이 불가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메리츠증권 측은 해당 펀드의 위험성을 고지했으며 총액 인수한 후 롯데손해보험 등에 재매각했으며 펀드 운용에는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여러 번 현지 실사도 같이한 기관투자자로서 롯데손보가 위험성을 모르고 투자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