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낮아진 것 추경으로 메꾸는 건 위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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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해 대외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최 전 부총리와의 친밀했던 관계를 언급하며 그의 사퇴가 "말릴 시간도 없이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탄핵 후 직무 정지와 사퇴 간 실질적인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며, 경제 사령탑 공백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총재는 "바깥에서 볼 때는 선진국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나 해명해야 해서 곤혹스러운 한 주였다"고 토로하며, 대미 통상 협의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같이 고생했던 사람이 갑자기 나가게 되니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F4 회의 지속 여부는 새로 임명될 기재부 장관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 및 정부 지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내 불확실성이라도 빨리 가라앉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대외 신인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으로 이래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깥에서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차 추가경정예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성장률이 낮아진 것을 전부 다 추경으로 메꾸자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환자가 힘들어한다고 내일, 모레 생각하지 않고 스테로이드를 부어서는 안 된다"며 재정 정책의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최근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환율이 (내려올 만큼 다) 내려온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변동성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환율 변동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미국과의 환율 협상에 대해서는 "미국이 진짜 원하는 게 강달러냐 약달러냐 그걸 잘 모르겠다"고 언급하며, 한미 양국 간 원화 가치 절상 합의 시 정책 수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