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기영 금융통화위원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SVB 사태에 따른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물가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변수로 고려하며 금리인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은행들의 파산이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 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중앙은행의 맨데이트(책무)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는 원칙적인 말씀 밖에 못 드리겠다"며 "이번 사안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파급되는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통화정책 결정시 우리의 맨데이트인 물가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하에서만 주요 변수를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2%에 들어서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아직 피벗(정책선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3월 물가가 많이 하락한다고 해도 기저효과로 물가 추세가 꺾였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3월이 되면 물가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는데, 물가가 떨어지는 것 자체는 굿 뉴스"라며 "하지만 이는 지난해 물가가 올랐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물가의 트렌드가 바뀌거나 꺾였다는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한은의 물가 목표에 부합되는지 볼 때는 근원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최근 SVB사태에 이어 주변 은행들의 연쇄 파산 우려 및 유럽 지역의 은행 위기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며 통화정책 결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SVB 사태도 처음에는 안전자산인 국채, 주택저당증권(MBS)을 많이 갖고 있는 은행이 망했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는데 막상 들여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은행은 기본적으로 단기자금을 장기자금으로 바꾸는 기관인데, 이자율에 대한 헷징(위험 회피)을 안 하는 등 너무 교과서적인 원칙들을 놓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유하고 있는 국채의 시장가와 만기까지 보유할 때의 가치 이것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규제할 것인지 이런 문제도 있을 것 같다"며 "은행들이 이자율을 헷징하는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 등 이런 것들에 대한 규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