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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NM |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영화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NYT는 지난 27일 '기생충'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질책을 담은 유쾌하면서도 기괴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또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의 거장 봉 감독은 시종일관 폭넓은 코미디와 신랄한 사회 풍자 사이를 유려하게 넘나들다가 충격적인 비극적 폭력의 발작으로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높이 평가했다.
'기생충'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이 영화는 전 세계 약 200개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수상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봉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살인의 추억'도 이번 순위에서 99위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이 작품에 대해 "한국식 수사물이 할리우드의 장르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건 첫 장면부터 알 수 있다"고 평했다.
이어 "봉 감독은 헤아릴 수 없는 악에 맞서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유머와 날카로운 관찰력을 바탕으로 이를 탐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또 다른 감독인 박찬욱의 2003년작 '올드보이'는 43위에 선정됐다. NYT는 이 영화의 유명한 복도 액션신을 언급하며 "이 장면은 기묘하고 뒤틀린 스릴러의 폭력성을 상징하면서도, 감정 또한 극적으로 치닫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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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이스트) |
또한 "'올드보이'는 마지막 장면까지 도발과 불안을 선사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번 순위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점은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2023년작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86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한국 영화와 한국계 영화인들의 세계적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NYT에 따르면 이번 순위는 2000년 1월 1일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세계적 명성의 감독, 배우, 제작자 등 영화 관계자 500명을 설문조사해 집계한 결과다.
NYT는 최근 25년 동안의 영화 관람 방식 변화에 주목하며, 어떤 영화들이 이 시기에 굳건히 자리매김했는지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경제 이고은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