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다원시스 철도 납품 지연에…"정부가 사기당했다"

이형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3 06: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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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의 장기 납품 지연 사태를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공공 조달 과정에서 선급금을 최대 70%까지 지급하는 관행의 전면 개편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다원시스가 계약금의 절반 이상을 선급금으로 받고도 납품을 이행하지 않는 상황을 두고 이같이 질타했다.

다원시스는 2018∼2019년 코레일과 ITX-마음 철도차량 358칸을 2022∼2023년까지 납품하는 67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가운데 218칸을 아직 납품하지 못한 상태다. 2022년 12월까지 완료했어야 할 150칸 중 30~40칸이, 2023년 11월까지 납품 예정이던 208칸 중 178~188칸이 각각 미납품됐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선금 61%를 지급한 상태"라며 "다원시스가 공급망 문제로 작업을 중단했다가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해 한 달 전 작업을 재개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즉각 "어떻게 선급금을 60%나 주느냐"며 "선급금으로 받아 간 돈만 해도 수천억원인데, 그 돈이 없어서 1000억원을 빌려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규모 사기 사건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까지 언급했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이 "국가계약법상 선급금은 최대 70%까지 줄 수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줄 수 있다는 것이지 줘야 되는 게 아니다"라며 "민간에서는 10%만 주는데, 70%는 예산 조기 집행 같은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급금을 많이 받은 기업이 돈을 받고 다른 곳에 쓰다가 부도내는 경우가 많다"며 "선급금은 최대 20% 이상 못 넘게 하거나 필요한 경우 별도 승인 절차를 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다원시스 정읍공장을 방문한 내용을 거론하며 "발주받은 선급금으로 본사 건물을 짓고 있다고 하더라"며 "발주는 받아 놓고 제작은 안 하고 딴짓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코레일이 218칸을 미납품한 다원시스와 지난해 4월 ITX-마음 116칸, 2208억원 규모의 3차 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대통령은 "이미 수백 량을 지체하고 있는 업체에 또 발주를 하면 어떡하느냐"며 "발주를 취소하고 다른 회사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직무대행은 "3차 발주분에 대해서는 선금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며 "실사를 엄격히 진행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다원시스는 납품 지연뿐 아니라 부실 제작 논란도 안고 있다. 지연 끝에 납품된 차량에서 중량 기준치 초과, 부품 내구성 저하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서해선 전동차의 연결기 파손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다원시스 부품 납품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등을 조사 중이며, 결과를 토대로 다음 주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경제 이형진 기자(magicbullet@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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