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세 협상, 여당 내 분열 속 난항 전망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7-22 08: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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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미·일 관세 협상이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아카자와 료마사 경제재정·재생 담당 장관은 21일, 8번째 각료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그러나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이시바 정권의 입지가 흔들려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예고한 상호 관세 인상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전했다.


아카자와 장관은 하네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약 한 달 만으로,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협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월부터 미·일 협상을 위해 매주 미국을 방문, 베스센트 재무장관 등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일본의 협상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시바 정권의 구심력이 약화되면서 협상 카드의 선택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JA그룹과 자민당 농림족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조선업 재생 등 경제 협력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부 예산이 투입될 경우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미·일 간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그 내용을 야당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과거 아베 신조 정권은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일본-유럽연합(EU) 경제 연계 협정(EPA), 미·일 무역 협정 등 굵직한 협상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이는 국정 선거에서 연승하며 안정적인 정권 기반을 유지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번 방미에서 아카자와 장관이 미국 측 각료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협의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미국은 현재 여러 국가와 동시에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시바 정권의 지지율 하락으로 일본의 협상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금까지 아카자와 장관은 출국 시점에 각료 협의를 확정하지 못한 채 현지에서 일정을 조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스스로를 '침입 성공률 100%'라고 자평했지만, 지난 7번째 방미에서는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조정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베센트 장관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해야 했다.

협상의 성패는 정권 운영에도 직결될 수 있다. 총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참의원 선거 후에도 직을 유지하는 이유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진전을 꼽았다. 

 

그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8월 1일의 고비를 염두에 두고 미·일 쌍방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하며, "가능한 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본정부·여당 내에서는 이미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총리가 관세 협상을 정권 유지의 명분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시각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총리가 베센트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응원 연설 시간을 줄인 것도 이러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일 간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조속한 합의를 통해 관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18일 총리와의 면담 후 트위터에 "합의를 서두르는 것보다 더 나은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새로운 세율을 통지한) 서한을 따르게 될 것"이라며 8월 1일부터 일본 수입품에 대한 25%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관세 수입 증가와 더불어 국내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게 발생하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어정쩡한 합의로 일본에 양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경제는 더욱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으며,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한국 등이 먼저 합의를 통해 관세 인하를 쟁취할 경우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미 수출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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