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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움 조상우, 966일 만에 세이브. 키움 히어로즈 제공) |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대대적인 리빌딩을 통해 장기적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구단은 최근 연봉 삭감과 주요 선수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에 따르면, 키움은 56억7천876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1위 LG 트윈스(138억5천616만원)의 41% 수준에 불과하며, 경쟁균형세 기준액인 114억2천638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키움의 긴축 경영은 최근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구단은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인 조상우를 KIA 타이거즈로 이적시키며 2026시즌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확보했다.
키움 관계자는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현 상황에서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는 사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키움의 장기적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구단은 2023년 후반기 이정후의 부상과 안우진의 입대를 계기로 본격적인 리빌딩에 착수했다. 키움은 2026년 안우진, 김재웅 등 주요 선수들의 복귀 시점까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유망주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키움은 최근 3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매년 2장씩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최원태, 2024년 김휘집, 그리고 이번 조상우 트레이드를 통해 각각 추가 지명권을 얻었다.
한 야구 전문가는 "키움의 전략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리빌딩 방식과 유사하다"며 "모기업이 없는 유일한 구단으로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 방식에 대해 팬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한 오랜 키움 팬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단 초창기 재정난으로 인한 핵심 선수 유출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키움의 리빌딩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단기적으로는 성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유망주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인내심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알파경제 박병성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