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자 결정은 향후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 분야에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시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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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용인. (사진=연합뉴스) |
◇ 용인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경기 용인에 71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정부는 전날 윤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과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 초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6대 핵심 과제와 전국을 첨단산업기지로 조성하는 15개 국가산업단지 조성 전략이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이다. 용인 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되면 화성, 이천, 평택 등 경기 남부에 기존 반도체 생산기지와 용인을 잇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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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 삼성, 용인에 300조원 규모 세계 최대 파운드리 라인 구축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용인 클러스터에 5개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는 등 총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소재, 부품, 장비 포함)에만 약 150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용인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단지를 구축하는 이유는 향후 공장부지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평택공장에서 TSMC와 점유율 확대 경쟁을 위한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에 한계가 있어 대규모 신규 단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은 삼성전자 반도체 R&D 센터(기흥, 화성)와 10~15분 거리에 위치해 향후 연구개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용인은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회피한 최선의 부지 선택으로 판단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는 국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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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위한 포석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폭락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파운드리 부문이 반도체 사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53억9100만달러(7조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55억4400만달러보다 2.8% 감소했지만 반도체 불황 속에서 타 사업부 대비 선방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58.5%, 삼성전자 15.8%다.
파운드리 설비투자 규모 역시 TSMC 47조3000억원, 삼성전자 15조5000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생산능력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흥, 화성, 평택단지에 조성된 반도체 공장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소부장 업체들과의 협력 및 연구개발 확대로 소부장 공급망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경제 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