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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3호기. 사진=한국전력, 연합뉴스 제공 |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상률이 연료비 증가분에 크게 못 미치면서다.
올해에도 추가 전기 요금 인상이 없다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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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서울본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 4분기에만 10.8조 적자...요금 인상률이 연료비 인상률 못 미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19조5000억원, 영업손실은 10조800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시장 컨센서스를 1조5000원원 가량 하회하는 수준이다.
한국전력의 4분기 영업손실은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상률이 연료비 증가분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것이 주원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원의 영업 적자가 확대됐다.
4분기 평균 전기요금은 134원/kWh, 전력 조달단가는 206원/kWh 수준으로 여전히 요금이 너무 낮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석탄 및 천연가스 가격상승 영향으로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4분기 전력 판매단가보다 조달단가 높아 kWh당 72원씩 적자를 보면서 전력을 팔아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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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사진=연합뉴스) |
◇ 올해 영업 환경 개선에도 적자 예상
지난해 유례없는 원가 상승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다소 우호적인 원자재 가격 흐름으로 적자 폭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2년 연간 손실 폭은 32조6000억원으로 역대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3년 연간 영업손실은 10조원 아래로 크게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얻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을 둘러싼 거시 환경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우려를 놓기에는 이르다"며 "높아졌던 에너지 국제 에너지 가격은 조금씩 안정화되면서 비용 부분에서의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간 전력 판매단가가 전년 대비 17.7% 상승한 141.9원/kWh 수준, 기저 발전인 석탄 연료 단가가 전년 대비 8.9% 하락한 톤당 25만원을 가정하면 연료비 감소가 매출 원가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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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적자 탈피 위해선 추가 요금 인상 불가피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전기요금의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국전력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추가 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공요금의 급등을 조절하기 위해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언급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 인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권덕민 연구원은 "추가 요금 인상을 확실하게 예견하기는 힘들지만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위해서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원자재 시장의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나, 물가상승 추세를 고려해 올해 안에 한 두차례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최근 취약계층의 가계 부담과 산업체 경기둔화, 이를 지원하려는 정부 정책의 방향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