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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이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1430원대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번 동결은 무엇보다 불안한 부동산 시장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6·27, 9·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까지 발표했음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0.54%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정부가 서울 전역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15억원이 넘는 주택의 담보대출 한도를 2억∼4억원으로 줄이는 고강도 규제를 내놓은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춰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영끌' 매수세를 자극해 '정책 엇박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43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한 요인이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는 1431.0원으로, 4월 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환율은 1420∼143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1430원대 환율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