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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중단 결정으로 구형 D램 가격이 최근 두 달 사이 3배가량 폭등하면서 신형 제품보다 비싼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다.
2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구형 제품인 'DDR4 16Gb(1G×16) 3200' 현물 가격은 21일 기준 개당 15.955달러로 두 달 전인 5월 21일 5.5달러에서 190.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신형 제품인 'DDR5 16Gb(2G×8) 4800' 현물 가격은 개당 5.849달러에서 6.109달러로 4.4% 오르는 데 그쳤다.
통상 신형이 구형보다 비싸게 거래되던 관례가 깨진 것이다.
이런 가격 역전 현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올해 안에 구형 DDR4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이 크다.
수미트 사다나 마이크론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13일 대만 디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고객사들에게 DDR4 D램 공급을 향후 2~3개 분기 안에 종료하겠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DDR4와 LPDDR4 매출 비중을 지난해 30% 초반에서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축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도 "레거시 제품 매출 비중을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한 자릿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도 내년 상반기까지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저가 물량을 공급했던 중국마저 DDR5로 전환하면서 DDR4 공급 부족 우려가 더욱 커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 불확실성도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이런 가격 급등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