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상진 기자]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탓에 국내 주택 분양 시장의 한파가 올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올해 처음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가 참패를 겪으면서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478가구 모집 중 28명 청약
현대건설은 지난 11일까지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의 1, 2순위 청약을 받았다. 총 478가구 모집에 고작 28명만 청약에 나서면서 경쟁률 0.06대 1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마저 힘을 쓰지 못한 채 충격적인 미분양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음달 2일부터 선착순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분양에 당첨된 소비자들 역시 정당계약에 나설지 의문이다. 계약률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최고 36층 아파트 481가구·오피스텔 62실 등 총 54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MBC·법원·검찰청 이전에 따른 개발과 동대구벤처밸리 활성화 등 굵직한 개발 호재도 예정돼 있지만 청약 결과는 참담했다.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으로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전용 84㎡ 분양가가 5억원 후반대로 다소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의 처참한 분양 결과가 나오자, 벌써부터 할인분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은 물론 분양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인식될 수 있다.
◇ 현대건설, 대구 미분양 단지만 5곳…악성 미분양으로 이어지나
현대건설의 대구 미분양 단지는 총 5곳 단지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등이다.
대구 지역의 분양시장 분위기가 침체되자, 분양대행업체들 마저도 시행사와의 계약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양을 위해 다양한 광고 마케팅을 펼치지만, 분양시장의 소비자 심리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라서 쉽지 않다”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다 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할인 분양을 기다리자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 편의시설 교통·환경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건설, 천문학적인 채무보증 26조원 규모…”경기침체 치명타 불가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건설사 채무보증은 총 25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90조5485억원과 비교해 무려 176% 증가한 159조4886억원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26조원에 달하는 채무보증금액을 기록했다.
2위는 대우건설 21조2275억원, 3위 현대엔지니어링 19조1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건설 18조4151억원, KCC건설 13조35억원, 태영건설 12조6467억원 순이다.
2020년말 대비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 역시 현대건설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무보증이 많다는 건 사업을 다각화로 폭넓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반면, 부동산 경기나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경우 부실로 손실에 반영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letyou@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