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2023년 기업공개(IPO)에 나섰다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으며 IPO를 자진 철회했던 서울보증보험이 올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큰 폭으로 낮춰 재도전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종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되면서 고평가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보증보험 IPO 최종 공모가는 2만 60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시장에서는 상장 보험사와 비교할 때 높은 자본안정성을 보이는 반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열위를 보이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IPO 추진 때보다 주주환원 매력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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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보증보험 본사 전경. (사진=서울보증보험) |
◇ 국내 유일 종합 보증보험사...높은 자본건전성 확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의 종합 보증 전문 기업이다. 보험업법상 허가된 국내 유일 전업보증회사로서 독점적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 분야로는 이행보증, 매출채권보증, 주택보증 등의 보증보험과 화재, 해상, 자동차 등의 수재보험이 있다. 총 73개 상품 및 426개의 세부 보증내용을 운용 중이다.
2023년 수입보험료 2조 1665억원 기준 보증보험 87.4%, 수재보험 12.7%의 비중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독점적 지위 기반의 압도적인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이 강점"이라며 "수익 다각화와 우수한 신용평가 능력을 기반으로 영업이익률 2022년 28.3%, 2023년 20.1%, 2024년 3분기 누적 8.3%를 기록하는 등 같은 기간의 손보사 비교군 평균 7.3% 대비 높은 수익성을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4년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 445%를 기록하며 보험업계 최고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 K-ICS 비율 관리 목표를 2027년 336%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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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흥국증권 |
◇ IPO 결연한 의지 '주주환원 정책'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보인 결의가 주주환원정책이다.
상장 이후 투자자들은 2024년 결산 배당도 받을 수 있다. 2024년에 2000억원의 배당을 약속하고 있는데, 주총 이후 배당기산일이 정해질 예정이다.
서울보증보험은 향후 3개년간 2000억원 이상의 주주환원을 약속하고 있으며, 상반기 결산 이후 밸류업 공시를 통해 최소배당금을 공시할 예정이다. 밸류업도 상장 이후 2025년 상반기 결산 시 공시 예정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주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2025~2027년 결산에 해당되는 중기 주주환원목표를 총주주환원 규모(현금배당+자사주 매입소각) 매년 2000억원으로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해 증권신고서에 명기하였다"며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은 최종적으로 공적자금위원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50% 이상의 배당성향만 제시했던 지난번과 달리 실적과 관계없이 최소 보장 금액을 제시하고 이익 개선 시 이를 반영하여 2000억원을 초과하는 주주환원을 시행할 계획임을 언급한 만큼 주주환원 측면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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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흥국증권 |
◇ 예보 잔여지분 보호예수 1년으로 연장
또 첫번째 시도 때는 6개월이던 예보 잔여지분에 대한 락업이 1년으로 연장되었다. 최소한 연내에는 물량 부담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일단 보호예수기간이 1년이어서 매물부담이 연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며 "서울보증보험 측이 예보에서는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서는 매각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고, 예보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할 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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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흥국증권 |
◇ 실적부진 걸림돌...경기 돌아서면 개선 기대
하지만 실적 부진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결국 IPO 흥행에는 실패했다.
1차 IPO 추진 당시, 2023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79억원으로 2022 하반기 3241억원 대비 감소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다.
당시 실적부진은 보증보험의 수지 악화 때문이었는데, 회사는 2023년 연간으로 4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실제 2023년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은 4179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4년 1~9월 지배주주순이익은 1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47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서울보증보험의 손해율은 경기변동과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며 "보증보험의 원천인 신용거래가 경제주체의 생산성 및 건전성과 연계되기 때문인데,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손해율은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으나 추세적이고 지속적인 손해율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전 연구원은 "2023년 이후로 보험료수입 둔화와 손해액 증가로 손해율이 큰 폭으로 악화됐고, 2024년에도 분기별 손해율 높게 유지되고 있으나 구상금 확대와 일부 회계가정 변경으로 4분기 중 손익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보험료율 조정 또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올해 금리인하 기조 하에서 보험업종 전반이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CSM이 없기 때문에 각종 제도강화(최적가정변경, 부채할인율)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다.
전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자본감소로 보완자본 발행에 나선 주요 보험사와 달리 자본안정성 강점 부각될 것"이라며 "자본안정성을 바탕으로 보증매출 확대, 적극적 자산운용전략 등을 통한 손익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연구원도 "2025~2026년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고 여기에 더해 예보 지분 매각이 있을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