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의혹...美법원, 증거개시 명령

문선정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4 14: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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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측 기각신청 전면 기각…임직원 증언·문건 확보 가능
(사진= 연합뉴스 제공)

 

[알파경제=문선정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이그니오홀딩스(이하 이그니오) 고가 인수 의혹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영풍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증거개시 신청이 정당하다는 점을 미국 법원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4일 영풍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지난 19일 영풍이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인 페달포인트홀딩스를 상대로 한 증거개시 인가를 취소·무효화해 달라는 고려아연 측의 신청을 전면 기각하고, 기존에 허용했던 증거개시 명령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외국 소송 지원을 위한 미국 연방법 제1782조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계열사인 페달포인트 측이 제기한 모든 기각 사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영풍의 한국 주주대표소송상 당사자적격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페달포인트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며, 영풍이 ‘이해관계인’에 해당하고 이번 증거개시가 한국 주주대표소송과 관련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는 미국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의미 있는 승소’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고려아연이 미국 자회사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인 전자 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를 인수한 데 대해 고려아연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며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의 일환이다.


지난 2022년 고려아연의 경영대리인인 최윤범 회장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이그니오를 약 5,800억 원이라는 과도한 가격에 인수하는 결정을 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에게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매도자에게는 투자금의 약 100배에 달하는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영풍은 미국 내 페달포인트와 그 임원들로부터 이그니오 인수 관련 문서, 이메일, 내부평가자료, 협상 기록 및 증언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얻었다. 

 

이는 한국 주주대표소송에서 고려아연 경영진의 이그니오 인수 결정이 적정한 절차와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이번 판결은 자사의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와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노력이 국제적으로도 정당성을 인정받은 사례”라고 밝혔다.


​이그니오는 2021년 2월에 설립된 신생회사에 불과했다. 2022년 7월 페달포인트가 1차로 지분을 인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불과 1년 6개월도 안 된다. 

 

특히 이그니오 설립 후 불과 5개월 만인 2021년 7월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설립 초기 자본의 100배를 넘는 가격에 인수 협상을 벌였다는 사실은 일반적인 인수합병 거래에 비춰 볼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해진다.


​이그니오의 설립 초기 출자 자본금 총액은 약 275만 달러였다. 페달포인트가 이그니오 구주 인수대금으로 치른 금액은 약 3억 달러로 이그니오 초기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다. 

 

이그니오 설립 초기 주주들로서는 회사 설립 후 불과 1년 6개월 만에 100배로 돌려받게 된 셈이다. 거래 당시 매도자 측은 이그니오 지분 47.5%를 보유한 1대 주주 외에 투자펀드 위주로 구성되었다. 

 

한국 주주대표소송의 첫 번째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9일로 예정되어 있다.

 

알파경제 문선정 기자(pres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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