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달라지는 투자환경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7 0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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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혜실 기자]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오는 3월 4일 출범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ATS다.

그동안은 한국거래소(KRX)를 통해서만 주식거래가 이뤄졌지만, 투자자들이 기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두 거래소 중 유리한 곳을 골라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주식 시장도 복수·경쟁 체제를 형성하게 됐다.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증권시장의 인프라가 다양화되고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사진=연합뉴스)

◇ 70년 만에 거래소 독점 체제 깨고 ATS 등장 

ATS는 정규거래소 외에 매매체결 기능을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증권 거래시스템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은 이미 ATS를 도입해 정규거래소와 경쟁 체제가 정착돼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30여개 ATS가 전체 주식거래 시장의 약 11%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은 3개 ATS의 점유율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는 ATS가 1개임에도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56년 이후 70년 가까이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이에 투자자가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새로운 상품 수요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따라 주식거래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자본시장의 효율성 제고와 투자자 편의 확대를 위해 2013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ATS 도입 근거가 마련됐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넥스트레이드 설립 논의가 본격화됐다. 

(사진=한국거래소)

◇ 거래시간 오전 8시~오후 8시로 확대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가장 크게 바뀌는 점은 거래 시간이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정규장을 운영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을 추가 운영한다. 하루 거래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2시간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단, 한국거래소의 시·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오전 8시50분~9시, 오후 3시20분~3시30분) 동안에는 시세 조종 방지와 시가·종가의 원활한 산출을 위해서 대체거래소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 

거래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출근길 해외 증시 변동성을 반영한 투자 결정을 내리거나, 퇴근 후 장마감 후 터지는 주요 이슈를 감안해 주식 투자 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사진=연합뉴스)

◇ 중간가·스톱지정가 등 새로운 호가 방식 도입

투자자들은 별도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설치하지 않아도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의 자동주문시스템(SOR)으로 주문할 경우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 나은 조건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 유형의 호가도 도입된다. 

기존 한국거래소에서는 시장가 호가와 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 등 4가지 지정가 호가만 제공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 호가' 등을 도입한다. 

호가방식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세밀한 매매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수-매도 스프레드의 산술 평균으로 제출되는 중간가 호가는 투자자의 거래 비용을 낮추고 보다 원활한 체결을 유도할 것"이라며 "거래 조건에 맞추어 주문 집행할 수 있는 스톱 지정가는 주가 변곡점에서 추세 동참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는 주문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사진=연합뉴스)

◇ 한국거래소 대비 20~40% 저렴한 수수료

넥스트레이드는 매매체결 수수료를 0.00134~0.00182%로 설정했다.  

한국거래소가 모든 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0023%를 거래수수료로 부과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거래소 수수료 대비 20~40%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출범 후 오는 4월30일까지 한달 간 수수료 면제 이벤트도 진행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소 수수료율이 감소하고, 새로운 호가 시스템이 도입되고, 거래 시간이 연장되는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도입 초기부터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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