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은행들의 밸류업 기대감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금융지주들이 밸류업 의지를 곳곳에서 표명하고 있다.
주주환원율 변화속도를 감안할 때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올해 은행들의 주주환원수익률 평균은 8.5%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은행주들의 벽으로 느껴졌던 PBR 1.0배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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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제공) |
◇ 금융그룹 회장들 연이어 밸류업 의지 밝혀
28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CEO 인터뷰 영상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기업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그룹 최고경영자의 메시지를 담았다.
글로벌 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빠르게 회복하고, 나아가 하나금융그룹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함 회장은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글로벌 은행주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이 주요 원인으로, 하나금융그룹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주주환원의 지속적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주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년맞이 친필 서한을 발송하고, 밸류업 계획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양 회장은 서한에서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싼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금리·환율 등의 변동성 확대로 영업환경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깊이 공감하며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주주들께 약속드린 그룹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역시 해외 IR에 직접 나서는 등 해외 투자자들에 밸류업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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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나증권 제공) |
◇ 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수익률 7.4%→8.5%
하나증권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소각을 감안한 2024년 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수익률은 약 7.4% 수준이다.
2024년 은행 전체 순익인 20.8조원 대비 총주주환원율은 약 36.4%(배당성향 26.2%, 자사주 10.2%)로, 연말 종가 기준 총주주환원수익률은 약 7.4%(배당수익률 5.3%) 수준으로 집계했다.
은행별로는 우리금융의 2024년 총주주환원수익률이 9.0%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 8.7%, 신한지주 7.5%, KB금융 6.2% 등으로 집계됐다.
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40.4%(배당성향25.7%, 자사주 14.7%)로 4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지난 26일 종가 기준 총주주환원수익률은 8.5%(배당수익률 5.4%)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별로는 DGB금융 총주주환원수익률이 10.1%, 하나금융 9.7%, 신한지주 9.3% 등으로 9%를 웃돌면서 업종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상반기 주주환원 규모가 시장 기대를 하회한 데다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규제 우려 확산 및 외국인 매도세 지속 등으로 최근 은행주는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1분기 양호한 이익 시현과 원달러 환율 하락 전환에 따라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제고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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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키움증권 제공) |
◇ PBR 1배 기대 가능...시간은 필요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와 비교해 낮은 주주환원율 탓이다.
그나마 2023년 하반기부터 주주환원율이 상승하면서 은행주 PBR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발표된 은행주 기업가치제고계획에는 PBR의 목표를 1.0배로 구체적 수치로 제시한 곳도 있고, PBR 1.0배를 기준으로 기업가치제고 수단을 조율하는 방안을 제시하여 간접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곳도 있다.
국내 금융사들이 밸류업 이행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PBR 1배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율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기 시작할 때 은행주 PBR에 큰 영향력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본 은행주도 주주환원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PBR 반응강도가 높아졌고, 한국 은행주는 이제야 주주환원율이 의미 있는 수준이 됐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PBR 1배가 단순히 선언적 수치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주주환원율 상승에 따라 PBR이 높은 은행주 일부는 1.0배 이상의 PBR 달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만 주주환원율 변화속도를 감안할 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