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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마이크론의 적극적인 행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의 HBM3E(5세대) 12단 제품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GB300)'에 탑재될 제품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하는 두 번째 기업이 됐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HBM3E 12단은 엔비디아의 GB300에 맞춰 설계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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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 삼성전자가 42.4%, 마이크론이 5.1%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가 독점해왔던 엔비디아 HBM3E 12단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이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의 지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올해 HBM 점유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현재 대만 타이중 공장에서 HBM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인수한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AUO의 공장 2곳을 HBM 생산을 위한 D램 기지로 리모델링해 올해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론은 올해 초 싱가포르에 10조원을 투자해 HBM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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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미국 아이다호주와 뉴욕에도 공장을 증설 중이다.
또한, 일본 히로시마에 건설 중인 HBM 등 D램 생산공장의 가동 시기를 당초 2027년에서 1년 앞당기고, 첨단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6월에 도입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HBM 제조 공정의 필수 장비인 'TC본더'를 대부분 한미반도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올해 확보한 TC본더 물량은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구매한 물량(약 30~40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이 낮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생산능력 때문일 수 있다"며 "증설 및 시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르면 올해부터 HBM 점유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