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홍콩ELS 손배청구 기각…금감원 ‘2조 과징금’ 제재 논리 흔들리나

김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6 15:01:18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홍콩H지수 연계 ELS 손실 소송 1심에서 법원이 ‘투자자 자기책임’을 강조하며 은행의 설명의무 범위에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29일 예정된 홍콩ELS 2차 제재심에서 2조원대 과징금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도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부장판사 최욱진)는 홍콩H지수 연계 ELS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 A씨가 판매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은행이 ELS 판매 과정에서 과거 20년간 홍콩H지수 변동 추이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은 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최근 10년치 데이터만 제시해 위험을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20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가 누락됐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금감원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는 최근 20년간 가격 변동 추이와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기재하도록 돼 있어, 이번 소송에서도 해당 기준의 적용 범위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금감원 역시 손실 위험 분석 기간 축소나 모의실험 결과 누락 여부를 설명의무 위반 근거로 강조해왔다.

금감원은 2024년 3월 홍콩 ELS 불완전판매 검사 결과 발표 당시에도 한 은행 사례를 들어 “손실 위험 분석 기간을 과거 20년에서 10년으로 임의 변경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축소 기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수 변동 추이와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 기재 의무가 증권사 등 ‘발행인’에게 적용되는 사항으로, 판매사인 은행에까지 동일하게 요구하기 어렵다고 봤다.

과거 지수 변동 정보 역시 투자자가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과거 20년치 데이터를 제공받더라도 향후 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또 A씨가 과거 ELS에 13차례 투자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지수 변동에 따라 조기상환이 어려워지거나 원금 손실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장래 지수 변동에 따른 수익성과 위험성을 판단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자기책임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번 판결은 금감원이 은행권에 과징금을 부과하며 핵심 근거로 제시한 ‘설명의무 위반’ 논리와 엇갈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단이 29일 예정된 2차 제재심에서 은행권 소명 논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투자 원칙이 다시 한번 짚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앞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홍콩ELS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총 2조원 규모 과징금을 통보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은행권 과실이 초고액 과징금을 부과할 만큼 중대한지에 대한 논쟁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어플

주요기사

공정위, 롯데렌탈·SK렌터카 기업결합 불허…"가격 인상 우려"2026.01.26
삼성생명, 외국인 '본인확인' 편의성 확대2026.01.26
NH투자증권, 연 3.4%대 국고채 특판 출시2026.01.26
하나금융·한투, 예별손보 인수의향서 제출…MG손보 정리 매각 청신호 켜지나2026.01.26
서울 아파트 전세 한달새 1800채 감소..수급 불균형 심화2026.01.26
뉴스댓글 >

건강이 보이는 대표 K Medical 뉴스

HEADLINE

PHOTO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