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미술의 세 거장, 110주년 특별전

이고은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5 15: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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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이봉상·최영림의 예술 세계를 통해 본 한국 미술의 현대화 과정

'탄생 110주년 특별전: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 전시 전경 (사진 = 현대화랑 제공)

 

[알파경제 = 이고은 기자] 1916년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다. 같은 해 태어나 각기 다른 예술적 궤적을 그리며 한국 미술의 현대화를 견인한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탄생 110주년 특별전'은 이들 세 거장이 구축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조망하며, 한국적 미감이 동시대 미술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살핀다.

 

이번 전시는 세 작가의 예술적 성취를 집약한 28점의 작품을 통해 추상과 구상, 전통과 현대라는 상이한 지향점이 어떻게 한국적 조형 언어로 승화되었는지 보여주며 전시는 오는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유영국 1983년 작 '도시' (사진 = 현대화랑 제공)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유영국(1916∼2002)은 자연의 이미지를 기하학적 형태와 색면으로 환원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원숙기인 1970∼1980년대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1989년 작 '산'은 정사각형 캔버스 위에서 점·선·면의 질서를 통해 한국적 서정성을 현대적 추상 언어로 풀어낸 대표작이다. 또한, 유영국의 작품 중 드물게 도시를 소재로 한 1983년 작 '도시'는 강렬한 원색 대신 회색조를 활용해 도시의 기하학적 구조를 탐구했다.

 

최영림 1982년 작 '봄동산' (사진 = 현대화랑 제공)

 

최영림(1916∼1985)은 황토, 모래, 모시 등 토속적인 재료를 활용해 독특한 질감을 구현하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평양 출신인 그는 6·25 전쟁 당시 월남하며 겪은 이산의 아픔을 작품 속에 투영했다. 1982년 작 '봄동산'은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이상향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또한 '모자(母子)' 연작은 단순화된 형태와 흙빛 색채, 두터운 마티에르를 통해 가족애와 생명의 근원적 관계를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이봉상 1962년 작 '해바라기' (사진 = 현대화랑 제공)

 

이봉상(1916∼1970)은 한국 구상회화의 현대적 전환을 이끈 인물로, 서구 유화 기법에 동양적 시각 방식을 결합했다. 초기에는 야수파적 화풍으로 자연물을 그렸으나, 1960년대 이후 대상을 중첩하는 '반추상'으로 화풍을 변화시켰다. 1962년 작 '해바라기'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해바라기는 정물로서의 재현을 넘어, 화면 내에서 색과 형태의 관계를 탐구하는 조형적 요소로 기능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물었다.

 

알파경제 이고은 기자(star@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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