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잘 키운 3년에도…말 많은 구현모 KT 대표 연임

김경식 / 기사승인 : 2023-01-17 18: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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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참여연대, 구현모 KT 대표 연임 반대하며 잡음
취재진에 질의 응답하는 구현모 KT 대표 (사진 = 연합뉴스)

 

[알파경제=김경식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을 두고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구정 전에 단행하기로 했던 KT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도 당분간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구 대표의 지난 3년간 경영평가가 좋은 데다가 연임할 경우,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 구현모 대표 연임 두고 잡음 이어져

KT는 지난해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를 꾸리고 구 대표에 대한 우선 적격 심사를 벌였다.

심사위는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지만, 구 대표가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하면서 추가 심사가 이뤄졌다. 추가 심사 배경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현직자 우선 심사에 우려를 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T 이사회는 지난 달 28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자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며 반대 의견을 내놨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KT는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의 표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최근 참여연대도 KT 새노조와 함께 "횡령·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구 대표의 연임 시도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 2016년 국회의원 13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해 회삿돈 1400만 원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약식 기소됐으며, 이에 불복하고 현재 정식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구 대표가 손실 보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한 대표를 연임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KT 광화문 West 사옥의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전경 (사진 = KT 홈페이지)


◇ 증권가 "3년간 구현모 대표 경영평가는 '긍정적'"

 

지난해 12월 5일 장중 3만8100원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현재 10% 가량 빠진 상태다. 구 대표 연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때문이었다.

그러나 구 대표에 대한 경영 평가는 긍정적이다. 지난 3년간의 실적과 주가가 우수했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 대표의 지난 3년간 실적, 배당, 주가 등의 성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연임할 경우, 향후 3년의 성과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T 주가는 상대수익률 기준 지난해 47%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통합 KT 출범 후 최고의 성과라는 평가.

김 연구원은 "지난 2021년과 지난해 모두 업종 내 최고 상승률과 지수 대비 아웃퍼폼했다"고 분석했다.

배당도 지난 2021년 주당배당금(DPS) 1900원, 지난해 예상 2000원으로, 민영화 후 제시했던 수준으로 다시 복귀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구 대표 연임 가능성이 커지며 올해 계획했던 배당 확대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 로고 (사진 = KT 홈페이지)


◇ "연임 확정 시 투자심리에는 긍정적" 전망


구 대표 연임 이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구 대표 연임 이후 AI, 미디어, B2B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수진 연구원은 "CEO 연임 확정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센티멘트가 긍정적일 것"이라며 "MVNO는 확대되고, 기존 MNO는 고ARPU 가입자 늘어나 무선 사업부도 외형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Telco) 사업은 연중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B2B 사업은 그 동안 확보한 수주를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BC카드, 에스테이트, 스카이라이프, KT클라우드 등 그룹사도 개별 기업 경쟁력 강화, 리오프닝 효과 등에 연간 경상 이익 체력이 1000억 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올해도 통신부문의 수익성 개선, 콘텐츠, 데이터센터 등에서의 성장세가 확인되며 이익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져도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의 의지로 인해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진정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정치적이지 않은지 되짚어볼 일"이라고 짚었다.

 

 

알파경제 김경식 (kks78@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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