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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이동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강자가 탄생했다. 이동은(22)이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챔피언의 반열에 올랐다.
이동은은 15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데뷔 2년 차인 그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3위까지 올라서며 국내 여자 골프의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빠르면 내년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실력을 더 쌓은 다음에 가겠다"고 이동은은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상금왕이나 대상은 받아야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며 KLPGA 투어 일인자를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동은은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해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으나, 신인왕 타이틀은 메이저대회 우승자 유현조에게 내주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그의 뛰어난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 샷을 높이 평가하며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해왔다.
이동은의 기량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장타 순위 3위에서 올해는 1위로 올라섰고, 그린 적중률도 작년 10위에서 올해는 1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퍼팅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작년과 올해 모두 퍼팅 순위는 90위권 밖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퍼팅 순위가 전체 출전 선수 중 16위까지 상승했다. 그린 적중률 2위에 퍼팅까지 뒷받침되자 우승까지 이어졌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은 워낙 감이 좋아서 요즘은 공식 연습일 때도 퍼트 연습을 주로 했다"고 이동은은 설명했다. 그는 "퍼팅할 때 전보다 그립을 좀 더 견고하게 잡았고, 기술적으로는 손바닥이 약간 앞을 보는 식으로 잡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퍼팅 기술 변화를 공개했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이동은은 최종 라운드에서도 무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최대한 내 경기에 집중했고, 다른 선수는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고 그는 말했다.
13번 홀(파4)에서 1미터가 조금 넘는 파 퍼트를 놓쳐 3퍼트 보기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서 공동 선두로 내려왔을 때도 동요하지 않았다. "아찔했지만 남은 홀이 많아 빨리 잊어버리려 노력했다"고 이동은은 회상했다.
18번 홀(파4)에서는 김시현이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60센티미터의 짧은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굉장히 떨렸다"는 이동은은 "이것만 넣으면 끝난다는 생각에 숨을 참고 넣었다"고 당시의 압박감을 털어놨다.
"작년부터 우승을 아깝게 놓쳤기에 우승이 더 간절했다"는 이동은은 "작년부터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하면서 무너졌던 경험, 떨렸던 경험, 느꼈던 것들이 쌓여 오늘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동은은 "요즘 롤 모델은 로리 매킬로이"라며 "나도 투어에서 공 잘 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쇼트게임이 더 정교해지고,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이 더해져서 기회가 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추가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상금랭킹 3위로 올라선 이동은은 "우승을 더 보태면 상금왕도 한번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며 시즌 목표를 제시했다.
알파경제 박병성 기자(sta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