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학신협, 위조서류 19억 사기대출 연장에 조직적 개입의혹…중앙회 "사실이면 수사기관 고발" 뒤늦게 선긋기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0 08: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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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과 '육안으로 확연히 다른' 필체로 연장 서류 작성됐는데도 승인
신협 직원, 위조 알고도 묵인했나…단순 과실 아닌 '공모' 무게
김윤식 신협중앙회 회장. (사진=신협중앙회)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무학신협의 19억 원대 '백지 대출' 사건의 핵심이 초기 대출 실행 과정을 넘어 조직적인 '대출 서류 위조 및 불법 연장'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최초 대출은 차주가 지인에게 속아 백지에 서명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수년 뒤 당사자의 방문이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대출 연장은 금융기관이 서류를 위조하거나 이를 알고도 묵인하지 않고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협중앙회마저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건을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어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정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2026년 1월 19일자 [단독] 신협중앙회, 무학신협 수십억 사기대출 '조용히' 덮었다…금감원 "사실관계 파악 후 검사 착수" 기사 참조>

 

◇ "2019년과 다른 글씨체"…신협, 의심 한번 안했나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학신협은 2022년과 2023년 피해자 A씨 명의의 대출을 연장하면서 필체가 2019년 최초 대출 서류와 확연히 다른 '대출 연기 약정서'를 근거로 19억 2000만 원의 대출을 연장 승인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21년에는 대출 관련 서류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대출 기록이 실제 거래 없이 전산상으로만 유지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A씨는 "2019년 작성된 대출 서류의 글씨와 2022년, 2023년 대출 연기 약정서의 필체는 전문 감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육안으로도 확연히 다르다"며 "신협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금융기관은 대출 연장 시에도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고객확인제도(CDD)를 통해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거액 대출의 경우 필체 확인, 인감 대조 등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무학신협은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알파경제는 이번 사안에 대한 무학신협 측의 구체적인 해명을 듣기 위해 대표전화 등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 19억 피해 규모…'특경법' 적용 시 가중처벌 불가피

만약 대출 연장 서류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은 사문서위조죄(형법 제231조)로 최대 징역 5년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여기에 위조된 서류를 통해 19억 원이라는 거액의 대출을 실행했다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경법은 범죄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 가중 처벌하며,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유사 사례에서는 금융기관 직원이 부모 명의를 도용해 서류를 위조하고 12억 원을 대출받은 사건에 대해 법원이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고영철 제34대 신협중앙회장 당선인. (사진=신협중앙회)


◇ 단순 업무 과실?…전문가들 "조직적 개입 없인 불가능"

이에 대해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19억 원 규모의 거액 대출은 본인 확인 절차가 엄격한 만큼 실제 불법적인 행위가 개입된 것이라면 수사기관의 협조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금감원의 직접 검사 또는 재조사 지시가 내려올 경우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수사기관이나 금융당국의 강제 수사가 있기 전까지는 중앙회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위조 여부를 검증하거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협중앙회는 최근 자체 조사에서 "대출 서류 및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절차상 결함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 처리해, 사실상 위조 의혹을 덮으려 한다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증폭시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무학신협 직원이 육안으로도 구별되는 필체 차이를 간과했다는 것은 '단순 업무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고의로 묵인했거나, 더 나아가 대출 유지를 위해 서류 위조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금융기관 직원이라면 누구나 식별 가능한 필체 차이를 간과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직원이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이라면 신협중앙회는 이제라도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늦게나마 능동적 조치로 신뢰 회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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