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2억' 금융노조, 주 4.5일제 도입 요구하며 26일 총파업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09-21 2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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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김형선 위원장이 8일 서울 중구 금융산업노조상황실에서 열린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주 4.5일제 도입 등을 주장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주 4.5일제 전면 도입과 임금 5% 인상을 요구하며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실제 파업이 단행되면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1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4.98%의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재적인원 8만9832명 중 6만529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노사 자율에 의한 노동시간 단축이 이제 현실이 되어야 한다"며 "금융이 먼저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올해 산별 중앙교섭에서 주 4.5일제 도입, 임금 5% 인상, 신규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인상률을 2.4%로 제한하고 주 4.5일제 도입에는 소극적 입장을 유지해 38차례 교섭이 모두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까지 진행됐지만 양측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최종 조정도 실패했다.

금융노조는 앞서 16일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6일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42개 지부 대표자와 수도권 조합원 1만여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노조 산하 7개 은행의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63% 줄어들었다"며 "주 4.5일제는 고액 연봉자의 요구가 아니라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결정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융권이 2002년 주 5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킨 역사를 들어 이번에도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주 5일제는 금융노조의 노사 합의로 시작돼 2004년 법제화되며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16일 주 4.5일제를 국정과제로 확정한 것도 노조의 투쟁 명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한국노총,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오찬에서 주 4.5일제에 대한 공감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5대 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1490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 4.5일제까지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는 6350만원으로 삼성전자(6000만원)와 현대자동차(4500만원)를 웃돌았다. 전 산업 5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연봉(5338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금융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5년간 은행 점포가 765곳 사라지고 시중은행 직원이 7000명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근무시간까지 단축되면 서비스 접근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영업시간을 30분 연장하고 금요일 오후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인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3년 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5대 은행의 참여율이 0.8%에 그쳤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실질적인 파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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