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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이 15일 하네다·나리타 양 공항에서 운전기사가 불필요한 '레벨 4' 자율주행 화물차 운용을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전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전국에 총 100대 운용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하네다 공항 내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ANA의 이노우에 신이치 사장과 JAL의 돗토리 미츠코 사장이 국토교통성 미야자와 코이치 항공국장과 함께 참석했다. 양사 최고경영진이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반세기 이상 업계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양사는 이날부터 하네다와 나리타에서 '토잉 트랙터'라고 불리는 공항 내 화물 운반 차량을 일부 무인 운행으로 전환했다. 하네다에서는 ANA가 제2터미널과 국내용 화물창고 사이 약 1.5km 구간에서, JAL은 화물지구 동서를 잇는 약 1km 구간에서 각각 운용을 시작했다. JAL은 나리타에서도 제2터미널 본관과 새틀라이트 간 왕복 1.2km 구간에서 승객 수하물 이송을 무인화했다.
1950년대 창업 이후 국내 2대 항공사로서 항상 경쟁 관계에 있던 양사가 협력에 나선 배경에는 국내선 수익 악화와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국제 공항 경쟁력 저하가 있다. 이노우에 ANA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내 항공 사업이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되었다"며 "개별 운용하는 레벨 4차에 대해 일체화 검토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돗토리 JAL 사장도 "개별 회사로는 어려운 문제도 함께 하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양사는 이미 하네다를 포함한 국내 75개 공항에서 입장구 개찰구를 공용하고 있으며, 오카야마 공항과 센다이 공항을 포함한 지방 10개 공항에서는 차량과 인원을 통합 운용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 협력은 하네다·나리타 양 공항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6년 세계 여객 수가 사상 최초로 50억 명을 넘을 전망이다. 늘어나는 외국인 고객을 수용하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한 공항 운영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아시아 주요 공항들의 움직임은 빠르다. 홍콩 국제공항은 '레벨 4' 화물 운송차 도입에서 선행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로봇이 공항 시설 안내와 식사 배달을 담당한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도 보안 검사장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검사 시간을 50% 단축했다.
하네다에서는 ANA가 내년 봄까지 6대, JAL은 내년 여름까지 2대의 레벨 4 차량을 도입한다. JAL은 같은 시기에 나리타에 6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국내 복수 공항에 각각 총 50대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JAL의 사이토 유지 부사장은 15일 나리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대규모 공항에도 도입해 조기에 전국에서 100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레벨 4 차량의 가격은 1대당 4000만~1억 엔으로 비용 부담이 크지만, 투자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주요 항공사와 공항이 각각 1개인 경우가 많아 양자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쉽다. 반면 일본은 ANA와 JAL 항공 2개사, 수도권 공항은 국가 관리 하네다와 민영화된 나리타의 '4분할' 상태로 각자 투자 자금이 분산돼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국토교통성 미야자와 국장은 하네다와 나리타에 대해 "인천이나 창이, 홍콩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여객과 화물 수용 능력 강화를 위해 공항 DX 도입을 추진하는 회의를 조만간 신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