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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연합뉴스) |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국내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 온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건강 관리를 통해 방송,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와 KBS 2TV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4세 때 서울로 이주했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으며,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다. 1965년 TBC 공채 1기 탤런트로 발탁된 이후 14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한국 방송 역사와 함께했다.
이순재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1991~1992)에서 '대발이 아버지' 역으로 시청률 65%를 기록하며 가부장적인 아버지상을 그려냈고, '허준'(1999), '상도'(2001), '이산'(2007) 등 다수의 사극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70대에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에서 '야동 순재' 캐릭터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았다.
연기 활동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2013)에서는 나이를 잊은 열정과 체력을 보여주며 '직진 순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80대에는 연극 무대로 돌아와 '리어왕'(2021)에서 200분간의 방대한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찬사를 받았고, 2023년에는 연출자로 데뷔해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무대에 올렸다.
이순재는 연기 활동과 더불어 제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가천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는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그의 연기 인생을 다시 한번 조명받았다.
알파경제 이고은 기자(star@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