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시스템 오류에 가맹점주 '분통'
O4O 전략과 배치되는 IT 인프라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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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서홍 GS리테일 신임 대표. (사진=GS리테일)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GS리테일의 2025년 출발이 순탄치 않다. 9만여 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된 데 이어 결제 시스템 오류로 가맹점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9년 만에 리더십을 교체하며 신임 허서홍 대표이사를 내세웠지만, 연이은 IT 시스템 장애로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 정보보호 예산·인력 감소가 부른 '해킹 참사'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홈페이지 해킹으로 약 9만여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
이름,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아이디, 이메일 등 7개 항목이다.
회사 측은 타사 사이트에서 유출된 로그인 정보를 활용한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더 큰 문제는 정보보호 관련 제재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은 2022년부터 매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 조치 위반 등으로 2022년 1월 1100만원, 2023년 7월 600만원, 2024년 4월 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번 해킹 사고로 4년 연속 제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처지다.
특히 정작 정보보호 예산과 인력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공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2022년 53억원에서 2023년 38억원, 2024년 35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담인력도 2022년 19.1명에서 2023년 18.5명, 2024년 16.3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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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미래 체험형 매장 GS25 그라운드블루49점 전경. (사진=GS리테일) |
◇ 결제시스템 오류에 가맹점주 '분통'
GS25 가맹점주들은 결제 시스템 오류로 매출 피해를 봤다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GS25 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GS리테일 편의점 가맹본부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지난해 11월 11일 빼빼로데이와 12월 31일 연말에 GS페이 등 간편결제가 수 시간 동안 먹통이 됐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협의회는 "11월 11일 결제 시스템 오류로 1만8000점포의 매출이 감소했고, 본사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정확히 50일 후인 12월 31일 같은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오류로 인한 매출 손실 산출과 보상을 요구하며, 문제가 재발할 경우 전산 유지비용 지급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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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편의점 GS25의 전경. (사진=GS리테일) |
◇ O4O 전략과 배치되는 IT 인프라 약화
IT 시스템 불안정은 GS리테일의 사업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GS리테일은 온라인 주문을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픽업하거나 거점 매장을 통해 배달하는 O4O 비즈니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자체 앱 '우리동네GS'로 즉시 배송과 예약·픽업 등 퀵커머스 사업도 확장 중이다.
우리동네GS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0월 기준 389만 명을 돌파했다.
허서홍 대표는 취임 당시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IT 시스템 장애가 잇따르면서 디지털 전환 비전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