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채 운용, '엔저發 금리 인상' 딜레마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7-16 09: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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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자국내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10년 이하의 단기 국채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로 인해 10년 이상의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투자자들은 보다 방어적인 전략으로 만기가 짧은 국채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전했다.

자산운용사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의 마츠카와 타다다 채권운용부장은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30년 만기 초장기채 비중을 줄이고 10년, 5년 만기 단기 국채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는 6월 재무성의 발행 계획 재검토 이후 시장의 수요 부진을 감지하고 현재는 방어적 운용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QUICK의 6월 채권 월간 조사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의 운용 펀드 평균 잔존 만기는 전월 7.3년에서 6.9년으로 감소했다. 

 

채권은 잔존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잔존 만기 단기화는 수익 추구보다는 운용 리스크 관리를 우선시하는 전형적인 방어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 내 운용사들이 방어적 태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7월 2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재정 확대 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점이 자리한다.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정부는 감세 정책을 주장하는 야당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투자자들은 재정 규율 약화와 국채 발행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미래의 재정 악화 위험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재정 불안 심화는 초장기채와 중장기채 간 금리 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7월 15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3.2%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지난 주말 대비 0.16%p 상승한 수치다. 

 

반면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95%까지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0.095%p에 그쳤다. 

 

이런 추세는 만기 단기화 전략이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방어 전략에도 허점은 존재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엔화 약세 심화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다. 

 

만기가 짧은 채권일수록 정책 금리 수준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수를 고려할 때 당분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시티그룹 증권의 호시노 아키라 시장 부문장은 참의원 선거 이후 재정 적자 우려가 확산되고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경고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이 채권 손절매에 나서고 엔화 자산 매각, 달러 매수세가 나타나며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설 경우, 그는 엔화 자산 이탈이 본격화될 경우 일본은행이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참의원 선거 직후인 7월 30~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현재 금리 인상 재개를 예상하는 의견은 소수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회의에서 발표될 7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경우,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매파적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낙관론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익일물 금리 스왑(OIS) 시장은 일본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가 서서히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추세다.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어 단기 채권 금리마저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면 투자자들은 '피난처'를 잃을 수 있다.

농림중금전공련에셋매니지먼트의 나가토모 류마 시니어 펀드 매니저는 참의원 선거 이후의 시나리오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재개 가능성이 커질 경우, 금리 상승에 대비해 중장기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제한된 탈출구 속에서 생존을 위한 운용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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