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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나무)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17계단 상승한 재계 36위를 기록하며 상위 대기업에 3년 만에 복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에 이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나 순위가 크게 오르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재진입했다. 2022년 이후 3년 만의 상위 대기업 복귀다.
빗썸도 90위로 처음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가 활성화돼 고객 예치금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92개로 전년 대비 4개 증가했다. 이 중 자산총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11조6000억원을 초과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상출집단)은 46개로 2개 감소했다.
자산 기준 10대 그룹은 삼성(589조원), SK(363조원), 현대자동차(307조원), LG(186조원),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농협, GS 순이다. 특히 롯데는 토지자산 재평가로 자산이 증가해 철강업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포스코를 제치고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농협도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자산 증가로 GS를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GS는 유가 하락으로 관련 계열사 자산이 감소하며 10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가상자산 기업 외에도 방위산업 업체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각국의 군비 증강이 이어지면서 LIG가 69위로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고, 한화(7위)와 한국항공우주산업(62위)도 자산 규모가 늘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따른 운임 인상과 환율 상승 효과로 해운·운송업체들도 순위가 상승했다. 자동차 운송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유코카캐리어스가 91위로 신규 지정됐고, 해운업체 HMM(20→17위)과 장금상선(38→32위)도 순위가 올랐다.
반면 보험업 중심 기업집단은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DB(35→40위), 교보생명보험(39→47위), 현대해상화재보험(68→81위) 등의 자산이 감소하고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상출집단이었던 교보생명보험, 에코프로, 태영은 자산이 11조6000억원 이하로 떨어져 일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에코프로는 계열사 주가 하락으로 8계단 내려간 55위를, 태영은 워크아웃에 따른 계열사 매각으로 10계단 하락한 52위를 기록했다.
대형 인수·합병(M&A)도 순위 변동의 주요 요인이었다. 한진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완료로 자산이 19조1000억원 늘어 14위에서 12위로 올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해 자산이 11조1000억원 증가하며 22계단 상승한 27위를 기록, 상출집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사조는 인수로 인한 자산 증가로 88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공시집단에 지정됐고, 주택 건설업체 대광(74위)도 임대주택건설사업자 관련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산이 늘어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이번에 지정된 대상 집단에 대한 고도화된 분석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시장참여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감시 강화와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