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류업계, 동남아 시장 공략 가속화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07-28 08: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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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BC마트)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의류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하고, 방일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쌓은 인지도를 활용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8일 전했다.


특히 ABC마트는 오는 9월 필리핀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화 약세와 인바운드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ABC마트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신흥 개발 지역인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BGC)에 대형 매장 'ABC마트 그랜드 스테이지'를 개점할 예정이다. 이는 2022년 베트남 진출에 이은 두 번째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이다.

730평방미터 규모의 2층 건물로 지어지는 이 매장은 20~50대 도시 지역 고소득층을 겨냥해 1,0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한정판 스니커즈는 물론, 현지 기후에 적합한 샌들이나 티셔츠 등도 다양하게 준비할 계획이다.

핫토리 키이치로 ABC마트 해외 사업 담당 상무는 "필리핀에는 ABC마트처럼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취급하는 소매점이 드물어 소비자들이 각 브랜드 직영점에서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ABC마트는 현지에서는 다소 생소한 업종이지만, 인바운드 고객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것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마트는 앞서 지난 2~3월 오사카 우메다와 도쿄 긴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따라 개조해 재개장했다.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인바운드 고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해외 고객에게 인기 있는 한자 프린트 티셔츠나 국내 한정 스니커즈 등을 준비한 바 있다.

리모델링 이후 7월까지 두 매장의 면세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특히 긴자점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핫토리 상무는 "필리핀 고객도 많으며, ABC마트는 상품의 품질과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높다"며 필리핀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ABC마트는 2026년 2월까지 필리핀에 2호점을 추가로 개점하고, 2027년 2월까지 최대 5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2월 기준 ABC마트의 매출액은 3,722억 엔이며, 해외 매출액은 1,166억 엔을 기록했다. 2025년 5월 기준 해외 매장 수는 총 394개로, 한국(319개)과 대만(62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에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고객이 증가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6월 방일 외국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한 약 337만 7,800명으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광청에 따르면 4~6월 방일 외국인 여행 소비액은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백화점 등 일부 업계에서는 인바운드 소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드럭스토어나 할인점 등 가성비가 좋은 업계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인바운드 호조에 힘입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해외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의류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아다스트리아는 지난 7월 태국에 주력 브랜드 '글로벌 워크' 매장을 처음으로 열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긴자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한 바 있다. 

 

오타 쿠시 글로벌 워크 총괄 집행 임원은 "기존에는 교외 쇼핑센터(SC) 내 매장이 많았지만, 인바운드 고객이 많은 긴자에 매장을 열어 해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조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지 매장 운영 및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향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아다스트리아는 2030년까지 글로벌 워크의 해외 매출액을 현재의 4배 수준인 100억 엔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2025년 1월 중국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 회사는 '로에프' 등 고가 브랜드 위주로 매장을 구성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인바운드 고객 중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고, 중국 내 인지도가 높아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해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UBS 증권의 카자하야 다카히로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체형이 일본인과 비슷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매력적"이라면서도 "인지도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고, 현지에서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노 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의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8조 3,564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됐던 2020년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19년(9조 1,732억 엔)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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