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화오션 中 제재, 증권가 "직접 영향 제한적"

김교식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6 08: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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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회사와 중국 간 거래 '거의 없어'
후판 의존도 20%, 제재 확대 시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한화오션)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제재를 가하면서 급락했던 주가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증권가가 일제히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영향이다.

한화오션은 15일 전 거래일 대비 1.94%(2,000원) 상승한 105,1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전날 낙폭(-5.76%)을 일부 만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산 후판에 대한 의존도를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한다. 국내에서도 물량 조달은 가능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을 대체할 경우 원가 부담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증권가 "실질 영향 없다"

증권가는 이번 제재의 직접적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제재 대상인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한화쉬핑, 한화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이 중국과 거래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생산에서 중국 기업과의 연관성은 미미하다"며 "현재 생산 중인 미국산 선박은 소규모로 원양선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화오션에 가해질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입장이다. 이동헌·이지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의 중국 관련 실질적 협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필리 조선소의 후판 중 일부에 중국산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비중이 작고 한국이나 미국 현지,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쉽게 대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제재 대상인 5개 사 중 실질적인 영업활동이 있는 기업은 한화해운과 한화필리조선소 정도인데, 이들은 중국과 인적·물적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안타증권은 한 발 더 나아가 오히려 수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허공에 주먹질하면 그것도 폭행인가"라며 "전날 중국의 제재는 사실상 현재의 조선해운 시장에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만들어진 배는 원래 중국이랑 엮일 일이 없다"며 "만일 이번 제재로 미중 양강구도의 조선·해운 분쟁이 확산된다면 오히려 국내 조선업체들은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맡게 돼 수혜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후판 의존도 20%, 제재 확대 시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적한다. 한국 조선업계는 선박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인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중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대형 3사(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경우 전체 후판 사용량의 약 20%를 중국산에 의존한다. 중소형 조선사는 의존도가 최대 50%에 육박한다. 중국산 후판이 국산 대비 15~20%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재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국한됐지만, 중국이 제재 범위를 확대할 경우 한국 본사나 다른 사업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중국이 한국 조선소에 후판 수출을 통제한다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도 긴장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14일 "해당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거래가 많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추가 제재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이에 대해 계속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미중 무역 갈등이 해운·조선 분야로 확산된 결과다.

미국은 14일부터 중국 선박에 톤당 최대 50달러의 항만 서비스 요금을 부과했고, 중국은 즉각 미국 선박에 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며 맞불을 놨다.

중국이 특히 한화오션을 겨냥한 것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하며 마스가의 핵심 주체로 부상했다.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는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을 지원해 중국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가는 이번 중국의 제재가 한화오션의 실적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심화하며 후판 공급망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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