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외이사 4명 중 1명 ‘거수기 노릇’만

김교식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7 08: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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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조사, 이사회 '패싱' 문제와 연관성 제기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상당수가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를 배제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작년 말 기준 108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456명을 조사한 결과, 23.7%에 해당하는 108명이 회사나 정부로부터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성 검증이 필요한 사외이사 수는 ▲NH농협금융이 12명(34.3%)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 10명(27%) ▲신한금융 8명(18.2%) 순이었다.

전체 인원 대비 검증 필요 비중은 ▲다우키움(53.8%) ▲교보생명(50%) ▲KT(41.7%) 순으로 높았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경영 활동을 관리 감독함으로써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감시해야 하지만, 경영진의 찬성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금융권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사회가 패싱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작년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부코핀 은행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이사회 보고 없이 먼저 결정했다.

송금 당일 아침에야 자금지원 필요성만 이사회에 보고했고,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사후적으로 열렸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M&A 인허가 불발 시 계약금을 몰취하는 계약 조항 등을 이사회 공식석상에서 논의하지 않은 사실이 지적됐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여전히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에 우호적일 수 있는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특정 그룹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고 만성적”이라며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는 독립적 사외이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김교식 기자(ntaro@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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