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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출범식에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15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국민성장펀드'가 닻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를 열고 향후 5년간의 투자 전략과 세부 운용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 기반의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 금융기관·기업이 출자한 75조원을 매칭해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이는 단일 정책 펀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자금은 향후 5년간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인 첨단전략산업에 집중 투입된다. 산업별 배분 규모는 ▲AI 30조원 ▲반도체 20조9000억원 ▲모빌리티 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 11조6000억원 ▲이차전지 7조9000억원 등으로 잠정 확정됐다.
특히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체 자금의 40% 이상을 비수도권 지역 기업과 인프라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지원 방식은 기업의 수요에 맞춰 다각화했다. 유망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직접투자'에 15조원, 펀드 출자를 통한 '간접투자'에 35조원을 배정했다. 전력·용수 등 필수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인프라 투융자'와 국고채 금리 수준(연 2~3%대)으로 설비·R&D 자금을 빌려주는 '초저리 대출'에는 각각 50조원씩 투입된다.
펀드 운용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략위원회는 관(官) 주도의 경직성을 탈피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적 구성을 마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아 투자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이 외에도 이병헌 지방시대위원회 5극3특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등 청년 벤처 기업인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낸다.
현재 산업계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접수된 투자 수요만 100여건, 금액으로는 15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전남 해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남 신안군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이 유력한 '1호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억원 위원장은 "세계가 생존을 건 산업·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는 지금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시기"라며 "향후 20년의 성장 엔진을 마련한다는 각오로 금융권과 산업계, 정부가 원팀(One-team)이 되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을 대표해 공동위원장을 맡은 서정진 회장은 "국민성장펀드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대한민국 성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민간이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국가 전략에 접목해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회장 역시 "150조원의 자금이 AI, 로봇, 바이오 등 혁신 기업 성장의 초석이자 창업 생태계를 춤추게 할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직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회를 열어 내년도 구체적인 자금 집행 계획을 확정하고, 즉시 투자를 개시할 방침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