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츠 신화 뒤엔 한 연구자의 집념”…다이이치산쿄(4568 JP), ADC로 글로벌 제약 강자로

우소연 특파원 / 기사승인 : 2025-11-27 13: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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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이이치산쿄)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다이이치산쿄가 개발한 항암제 ‘엔하츠(Enhertu)’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례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을 적용한 신약으로, 출시 5년도 안 돼 누적 세계 매출이 2024년 말 기준 1조엔을 돌파했다. 

 

폭발적 성장을 견인한 주역으로는 생전 암 치료제 개발에 모든 열정을 쏟은 일본인 화학자 고(故) 아가쓰마 토시노리 전 연구개발본부장이 꼽힌다.


마나베 아쓰시 다이이치산쿄 회장은 “그의 레거시는 회사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2025년 3월기 기준, 엔하츠는 연결 매출수익의 30%에 해당하는 6514억엔을 기록하며 회사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엔하츠는 임상시험에서 특히 유방암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암이 진행되지 않은 기간(PFS) 중앙값이 29개월로 기존 항암제 대비 약 4배 길었다. 

 

높은 효과가 알려지며 글로벌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ADC는 생물 유래 ‘항체’와 항암제 역할을 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결합한 기술이다. 

 

항체가 암세포를 표적해 화학요법제를 정확히 전달하는 ‘유도미사일형’ 치료법으로 불린다. 다이이치산쿄는 이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링커(linker)’ 기술에 강점이 있다. 

 

기존의 2배 수준인 최대 8개의 저분자를 탑재할 수 있고, 암세포 내 효소 반응으로만 항암제가 분리되도록 설계해 정상세포 피해를 최소화했다.

수요 증가에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자 회사는 신속한 증설에 나섰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약 1400억엔을 투자해 엔하츠 생산시설을 신설하고, 중국 상하이에는 2030년까지 240억엔 규모의 생산동을 정비한다.

엔하츠의 돌풍에 힘입어 글로벌 ADC 시장은 2028년 300억달러(약4조7000억엔)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기업·스타트업까지 경쟁적으로 후속 ADC 개발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아가쓰마 씨는 2024년 12월 5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그는 생전 “약 한 알, 주사 한 번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6세 때 백혈병으로 아버지를 잃은 경험이 약학의 길을 택한 결정적 계기였다.

1991년 산쿄(현 다이이치산쿄)에 입사한 그는 일본 제약업계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고혈압·고지혈증 등 생활질환 치료제 대신,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항체’ 분야를 선택했다. 

 

지난 2004년 4명 규모의 항체 연구그룹을 만들고, 2010년에는 ADC 개발팀을 발족시키며 기반을 다졌다.

다이이치산쿄는 엔하츠 의존도 심화를 경계하며 차세대 약물 플랫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도쿄 내에 약 900억엔을 들여 첨단 연구시설을 착공했다. 후배 연구자들이 아가쓰마 씨의 철학을 이어받아 ‘포스트 ADC’ 기술을 일본에서 개발하겠다는 의지다.

2024년 11월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 갈리안상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아가쓰마 씨가 무대에 오르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개발진을 대표해 “전 세계 환자와 그 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그분들이야말로 과학과 혁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라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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