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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이번 달 정반대 방향의 금융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화 상승세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8일 전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달러당 155엔 부근의 약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행(8301 JP)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 압력은 미미한 상황이다.
FRB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해 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을 근거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 금융시장 분석업체 페도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의 약 90%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90%까지 상승했다. 현행 일본은행법이 시행된 1998년 이후 미일 중앙은행이 같은 달에 반대 방향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금리 상승과 미국 금리 하락은 금리 차이 관점에서 엔고·달러약세 압력을 높인다. 하지만 엔화는 11월 하순 이후 2엔 정도 강세를 보인 데 그쳤다. 1달러당 150엔대 중반에서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에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금리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장기금리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뺀 실질 장기금리의 미일 격차는 2022년부터 엔화 급락 국면에서 급격히 확대됐다. FRB가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동안 일본은행은 수익률곡선통제(YCC)로 장기금리를 억제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3월 마이너스 금리와 YCC를 해제했다. 이후 금리 인상과 장기금리 상승으로 최대 4% 수준이었던 미일 실질금리 격차는 현재 2%대까지 축소됐다. 그럼에도 엔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향후 실질금리 격차 축소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18~19일 금리를 인상하면 정책금리는 0.75%가 된다. 시장은 2026년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1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연준도 2026년 추가 금리 인하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OMC를 앞두고 지난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11월 하순 4% 이하였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다시 4.1%대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제약 요인이 있다.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칠 영향이 변수로 작용한다. 물가 측면에서도 미일 실질금리 격차 축소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 폐쇄 영향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FOMC 이후로 연기되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데이터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이노우에 겐타 수석 채권전략가는 분석했다.
일본은행 정책회의에서 엔화를 움직일 큰 변화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난다.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우에다 총재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일본은행은 경기 중립적인 금리 수준을 1.0~2.5%로 제시해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하한인 1.0%를 금리 인상의 상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에다 총재가 하한 상향 조정 메시지를 보낸다면 시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은행의 향후 행보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의 엔화 전망은 엇갈린다.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환율전략가는 "연준 금리 인하 속도는 3개월에 1회 정도에 그칠 것이고, 일본은행은 다카이치 정권 하에서 연 1회 정도만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26년 말 엔화를 1달러당 158엔으로 전망했다.
반면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수석 환율전략가는 "엔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카이치 정권에 역풍이 되면서 금리 인상 허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강화되면서 엔화 매수세로 전환돼 2026년 말 1달러당 140엔까지 엔화 강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