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의존도 높은데…'주포' 우리은행마저 흔들
주주 달래기용 비과세 배당, 본질적 가치 제고 없인 '미봉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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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김종효 선임기자] 대한민국 4대 금융지주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지경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홀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 들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KB·신한·하나금융이 줄줄이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 랠리를 펼치며 축배를 들 때, 우리금융만 홀로 뒷걸음질 치며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단순한 일회성 악재로 치부하기엔, 우리금융이 짊어진 근본적인 리스크와 지지부진한 사업 다각화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매서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4대 지주 중 유일한 역성장…'1조 클럽' 경쟁서 철저히 소외
24일 우리금융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지배지분 기준 당기순이익은 60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시장의 눈높이(7690억~8150억 원)를 한참 밑도는 명백한 어닝쇼크다.
경쟁사들의 성적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뼈아프다.
같은 기간 KB금융(1조 8924억 원)과 신한금융(1조 6226억 원), 하나금융(1조 2100억 원)은 너나 할 것 없이 1조 원대 순이익을 훌쩍 넘기며 승승장구했다.
4대 지주 중 나 홀로 뒷걸음질 친 우리금융의 씁쓸한 현주소다. 사측은 우리은행 해외법인 관련 일회성 충당금 약 1000억 원 적립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증권 및 환율 이익 감소 등 외부 요인을 핑계로 내세웠다.
실제로 올 1분기 대손비용은 전년 대비 20.9%나 급증했고 유가증권 이익은 37.1%나 증발했다.
하지만 변동성 장세는 다른 지주사들도 똑같이 겪은 외부 환경이다. 유독 우리금융만 방어막 없이 속절없이 무너졌다는 것은 위기관리 능력과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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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은행 의존도 높은데…'주포' 우리은행마저 흔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룹의 명운을 쥐고 있는 주력 계열사 우리은행의 흔들림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3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2%나 쪼그라들었다.
지주 전체 이익의 절대다수를 책임지는 은행 본연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은 매우 치명적인 적신호다.
우리금융은 뒤늦게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외치면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지만 쉽지 않다.
당장 우리투자증권에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여기에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포괄적 주식교환 방식)까지 겹쳐 있다.
물론 비은행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투자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이 계열사에 묶이면서 단기적으로 지주의 자본 활용 여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수·합병(M&A) 대상인 생명보험업 자체가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바닥을 치는 레드오션이다.
앞으로 ABL생명과의 험난한 통합 과정까지 고려하면,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의 구원투수가 되기는커녕 당분간 실적을 갉아먹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팽배하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경쟁 금융지주들이 이미 수년 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안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반면 우리금융은 이제서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허겁지겁 뒤쫓아가는 형국"이라며 "주력인 은행 본업의 수익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늦깎이 외형 확장은 자칫 그룹 전체의 자본 여력을 훼손하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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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 주주 달래기용 비과세 배당, 본질적 가치 제고 없인 '미봉책'
그나마 1분기 순영업수익 증가(2조 7577억 원)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6% 방어, 주당 220원의 배당 결정(향후 5년 비과세 배당 지속)으로 주주들의 불만을 간신히 억누르고는 있다.
하지만 성장이 멈춘 기업의 배당 확대는 곶감 빼먹기식 미봉책에 불과하다.
1등 금융을 외치는 구호가 공허해지지 않으려면 외부 핑계를 대기 전에 내부의 취약한 수익 구조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김수현 한양대 인재교육원 주임교수는 "배당 확대나 비과세 혜택 같은 단기적인 주주환원책은 본업의 실적 반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우리금융이 은행 본연의 기초체력을 시급히 복원하고 막대한 자본을 들여 새로 편입할 비은행 계열사들과의 실질적인 시너지를 시장에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만년 4등이라는 뼈아픈 꼬리표를 영영 떼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선임기자(kei1000@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