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의 과징금 부과를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 노동조합이 새해부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조 단위 과징금이 기준부터 잘못 설정됐다며 제재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금융위원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과징금 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시중은행 노조 간부와 조합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ELS 사태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은행별 과징금 규모는 KB국민은행이 1조원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3000억원대, NH농협은행이 2000억원대, SC제일은행이 1000억원대 수준으로 거론된다.
이에 금융노조는 ELS 사태의 원인을 개별 은행이나 현장 노동자에게만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홍콩H지수 ELS가 단기간에 출시된 상품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아래 장기간 판매돼 온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감독 책임을 함께 짚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구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홍콩H지수 ELS는 20년 넘게 판매돼 왔고, 한때 잔액이 18조 원을 넘을 정도로 시장에 광범위하게 유통됐다”며 “지수 급락이라는 결과만 놓고 은행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균형을 잃은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뤄진 회차까지 과징금 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금융기관의 경영과 고용 안정성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은행권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율 배상에 나섰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용환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자율 배상을 통해 소비자 피해는 대부분 정리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판매액 전체를 기준으로 조 단위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징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금융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까지 위협받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 노조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성찬 SC제일은행지부 위원장은 “자율 배상만으로도 소매금융 부문 실적에 큰 부담이 발생한 상태”라며 “여기에 대규모 과징금까지 더해질 경우, 그룹 차원의 국내 사업 축소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불안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금융당국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제재 논의를 넘어,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구조 전반의 문제로 보고 있다.
김정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반복되는 금융사고의 책임은 현장 노동자가 아니라 실적 중심 영업 구조를 설계한 경영진에 있다”며 “잘못된 기준에 따른 과징금은 금융산업 전반에 왜곡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말미에는 금융위원회에 ELS 과징금 산정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는 건의 서한이 전달됐다.
금융노조는 향후에도 과징금 확정 과정과 제재 수위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과징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규모에 따라 배당 정책이나 은행의 재무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