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메리츠증권 M캐피탈에 2000억원 지원...한신평, 신용도 영향 '제한적'

김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3 07: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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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메리츠증권, 자본적정성 저하와 리스크 관리 필요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의 자본 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인수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유상증자가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오는 17일 메리츠캐피탈이 발행하는 신주 40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와는 별개로 메리츠증권은 3278억원 규모의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브릿지대출(담보대출 포함)등의 자산도 매입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최근 자금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부실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과감히 조치를 취했다. M캐피탈은 우량자산을 담보로 가지고 있어 한 자릿대 적정 수준의 금리를 적용해 유동성 자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한신평은 메리츠증권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건정성 개선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으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캐피탈의 2024년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및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9.7%와 14.0%로 집계됐다.

부동산PF자산 이전을 통해 이 수치는 2023년 말 수준 연체율 6.1%와 요주의이하여신비율 11.5%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해 메리츠캐피탈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며, 신종자본증권의 자본성을 반영한 조정 레버리지 지표는 2024년 1분기 기준 6.6배에서 약 5배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 및 자산이전 거래가 신용등급 변동에는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한신평은 판단했다.

한신평은 “유상증자로 인해 약 20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나 동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해 기 인식한 대손비용(1분기 기준 698억원)을 고려할 때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가 일부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여전히 과중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손 부담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부동산 PF 자산 이전으로 단기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동종 캐피탈사 대비 건전성 지표가 낮고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지속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 메리츠증권, 자본적정성 저하와 리스크 관리 필요

한신평은 메리츠증권의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유상증자와 부동산 PF 자산 이전 거래로 자본적정성 저하가 예상되며 높은 부동산 금융 집중도를 고려할 때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유상증자 및 부동산PF 자산이전 거래로 인해 총 5300억원의 익스포져가 증가된다,

메리츠증권은 동종 증권사 대비 투자은행(IB) 부문의 비중이 높다. 최근 3개년 동안 전체 영업순익 중 평균 5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위험 인수 전략을 통해 고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3년 동안 평균 ROA는 1.4%에 달한다. 그 결과 자본적정성 지표의 저하세가 지속되고 있다.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20년 말 223.8%에서 2024년 3월 말 165.1%까지 하락했으며 금번 메리츠캐피탈로의 유상증자로 대략 약 6.6%포인트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한신평은 “PF자산 이전으로 인한 신용 위험액 증가 역시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PF 익스포져는 기존 약 4조7000억원에서 약 5조원으로 약 7.0% 증가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부 사업성평가를 통해 한 차례 충당금을 인식한 자산인 점과 선순위 위주의 구성을 고려하면 이번 자산 이전이 증권의 재무지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다만 한신평은 자산의 지방 및 비주거 비중이 높아 최종 정리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증권의 건전성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메리츠증권)

◇ 높은 부동산금융 집중도, 자본적정성 관리 필요

한신평은 메리츠증권이 사업 포트폴리오 내에서 높은 부동산 금융 집중도와 거액의 신용집중위험, 적극적인 위험 인수 성향 등을 고려했을 때, 자본 적정성 지표 수준을 보다 높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와 기업 대출 익스포져 부담은 약 145%로 대형사 중 가장 높으며, 이 중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는 약 74%로 매우 높은 집중도를 보인다.

국내외 기업에 대한 거액의 기업 대출 실행으로 인해 신용집중위험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신평은 증대된 자본과 위험 투자 여력을 활용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위험 인수 성향을 감안했을 때, 금융시장 및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자본 적정성 비율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자본 증대와 위험 투자 여력을 고려해 자본 적정성을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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