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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엡손)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세이코 엡손이 공장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CO2)를 직접 회수하는 장치 판매를 2028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엡손은 복합기 크기로 장치를 소형화하여 기존 공장 내부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재 CO2 회수 설비는 소형 플랜트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엡손은 약 10나노미터 두께의 특수 박막을 사용하여 CO2를 분리·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엡손의 주력 제품인 잉크젯 프린터 부품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엡손 측은 이 기술이 기존 주류 방식에 비해 열원이 불필요하며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치 가격은 대당 수백만 엔 수준으로 예상되며, 박막 단독 판매도 고려 중이다.
회수된 CO2는 탄산음료, 드라이아이스, 메탄 등 합성 연료로 재사용될 수 있다.
엡손에 따르면, 장치 4대를 연결하여 공장 배기가스를 처리할 경우 하루 10kg 이상의 고농도 CO2를 회수할 수 있다. 이는 일본 가정 약 1.4가구의 하루 CO2 배출량에 해당한다.
기존 CO2 흡수 장치는 배기가스를 흡착재에 접촉시킨 후 가열하여 CO2를 분리하는 '화학 흡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이 방식은 배기가스와 흡착재의 접촉 면적을 넓혀야 하고 가열 과정이 필요해 설비 크기가 컸다.
엡손의 CO2 회수 장치는 복합기 크기로 소형화되었으며, 일반 100V 전원으로 작동한다.
엡손 측은 이 장치가 공장 내 임의 장소에 쉽게 배치할 수 있으며, 효율은 낮지만 대기 중 CO2 회수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탄소화가 세계적인 과제로 부상하면서 CO2 회수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대기 중 CO2 회수 시장 규모는 2030년 126억 달러, 2050년 2,4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스위스 클라임웍스(Climeworks) 등이 아이슬란드에서 대규모 CO2 회수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와사키 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 7012)이 하루 5kg 이상의 CO2를 대기에서 회수하는 컨테이너 크기 장치를 개발했다.
또한, 카지마 건설(Kajima, 1812)은 회수한 CO2로 콘크리트 제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쓰이물산(Mitsui & Co., 8031)과 미쓰비시상사(Mitsubishi Corp., 8058)는 석회석을 이용해 대기 중 CO2를 흡착하는 미국 에어룸 카본 테크놀로지스(Heirloom Carbon Technologies)에 투자했다.
미쓰비시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 7011)도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협력하여 소형 장치를 개발 중이다.
CO2 감축을 위해서는 에너지원을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 전환하고 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 CO2 회수 기술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일 수 없는 CO2를 감축하는 '최종 수단'으로 여겨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