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보상의 80%는 여행·명품…실효성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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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시민 기만하는 쿠팡 탈퇴, 쿠팡 쿠폰 거부 선언 기자회견'에서 5천원 쿠폰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370만 명에게 1인당 5만 원 상당의 보상 쿠폰을 지급한 이후, 앱 설치 건수와 이용자 수는 급증했으나 정작 실질적인 결제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보상 내용 확인을 위해 일시적으로 앱에 접속했을 뿐 실제 구매 행위로는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일평균 매출은 7% 넘게 줄었고, 연말 특수마저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 '보상 확인' 트래픽의 착시효과
지난 15일 보상 쿠폰 지급이 시작되자 쿠팡 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2일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폰 지급 당일 앱 설치는 1만9769건을 기록했고, 다음 날인 16일에는 3만4744건까지 치솟았다. 전월 평균(1만1000~1만4000건) 대비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도 가파르게 회복됐다. 15일 1599만명, 16일 1639만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8일 이후 약 40일 만에 1600만대를 되찾았다. 지난해 12월 말 1459만명까지 추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180만명 넘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표 상승은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 아닌, 단순 '보상 확인'을 위한 일시적 트래픽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쿠폰 지급 다음 날인 16일 전 연령대에서 카드 결제 추정액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특히 신규 유입이 가장 활발했던 20대 이하의 결제액은 약 124억원으로 전날(129억원)보다 5억원이 감소했다. 3040세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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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사진=연합뉴스) |
◇ 닫혀버린 지갑, 증발한 매출
보상 쿠폰의 '반짝 효과'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이 입은 실제 매출 타격은 심각한 수준이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KB·신한·하나카드 결제 내역을 보면 유출 사태를 기점으로 일평균 매출이 7.11% 급감했다.
유출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 1~19일 일평균 결제액은 787억원이었다. 그러나 사태가 알려진 11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731억원으로 떨어졌다.
하루 평균 56억원의 매출이 증발한 셈이다. 결제 건수 또한 252만 건에서 234만 건으로 7.07% 감소했다.
특히 통상 유통업계 최대 대목인 12월 매출이 11월 대비 5.16% 감소하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던 쿠팡의 견고했던 성장 공식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회사의 미흡한 대응이 더해지면서 소비자 이탈은 가속화됐다.
쿠팡이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거나,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한 사실 등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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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사진=연합뉴스) |
◇ '빛 좋은 개살구' 된 5만 원 보상
보상안의 설계 구조 자체도 논란을 키웠다.
1인당 5만원 보상은 쿠팡 전 상품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알럭스 2만원 등 4가지 쿠폰으로 쪼개져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생필품 구매에 쓸 수 있는 금액은 1만원에 불과하다.
보상 총액의 80%인 4만원은 이용 빈도가 낮은 여행과 명품 카테고리에 배정됐다. 2만원 쿠폰을 사용하려면 수십만원의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차액 환불도 불가능해 1만8000원짜리 상품에 2만원 쿠폰을 사용하면 나머지 2000원은 그대로 소멸된다.
시민단체들은 보상 거부 운동까지 불사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135개 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은 15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전례 없는 보상'이라 자화자찬하지만, 실상은 쿠팡을 계속 이용해야만 쓸 수 있는 조건부 쿠폰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은 "이번 조치는 보상이 아닌 국민 기만이자 매출 향상을 위한 꼼수"라고 직격했다. 이어 "3개월의 짧은 유효기간, 차액 환불 불가 등 각종 제약을 걸어둔 행태가 과연 진정성 있는 보상인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5만 원 쿠폰은 피해 보상이 아니라 쿠팡의 신사업 매출을 높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어떠한 책임 의식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실제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는 쿠팡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육성 중인 신사업 분야다. 보상을 명분 삼아 3370만 명의 트래픽을 자사 신규 사업으로 유도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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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 소상공인·중소기업 입점업체 피해보상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오세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흔들리는 '락인 효과'…영업정지 리스크까지
쿠폰 지급으로 일시적인 지표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보상 확인을 마친 소비자들이 다시 이탈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DAU 추이를 보면 쿠팡은 1일 179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1일 1459만명까지 19% 급감했다.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확인을 위해 일시적으로 접속했다가 빠져나간 패턴과 동일하다.
반면 경쟁사들은 '탈쿠팡'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컬리의 월간 이용자 수(MAU)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SSG닷컴의 신규 방문자 수가 330% 폭증하는 등 지표가 일제히 상승했다.
신선식품 수요가 경쟁 플랫폼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견고했던 쿠팡의 락인 효과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다.
입점 소상공인들도 "쿠팡 사태 이후 매출이 최대 90% 급감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연합회는 8일부터 '쿠팡 사태 소상공인 피해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검토를 예고했고, 13일 본사에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소비자 피해 구제가 안 된다고 판단하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쿠팡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려면 형식적 보상을 넘어선 근본적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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