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만에 긴급 라이브…"실수 인정" 즉각 대응
DAU 150만·PC방 6위…PC 자체 결제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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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2. (사진=엔씨소프트) |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가 출시 첫날부터 서버 장애와 과금 모델(BM) 논란으로 주가가 14.6% 급락하는 등 초기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개발진이 15시간 만에 긴급 라이브 방송으로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일평균 활성 이용자(DAU) 150만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 출시 첫날부터 '총체적 난국'…기대와 실망 교차
엔씨소프트는 19일 자정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 MMORPG '아이온2'를 한국과 대만에 동시 출시했다.
그러나 오픈과 동시에 접속 오류가 쏟아지며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일부 이용자는 2시간 넘게 로그인조차 할 수 없었고. 사전 캐릭터명을 선점했으나 캐릭터를 생성하지 않으면 접속 자체가 불가능한 버그도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BM 논란이었다. 김남준 개발 PD는 출시 전 라이브 방송에서 장비 강화 아이템인 '영혼의 서'를 유료 재화 큐나로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막상 출시 후 확인해보니 8만6000원짜리 '트리니엘의 큐나 보급 상자' 패키지에 영혼의 서가 포함돼 있었다.
'전투 강화 주문서'가 들어간 2만1500원짜리 패키지도 마찬가지였다. 5분간 피해 증폭과 피해 내성을 각각 10%씩 올려주는 이 아이템은 전투력에 직결되는 만큼, 이용자들은 "결국 돈 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며 반발했다.
게임 커뮤니티에는 "말로는 비P2W를 강조하면서 뚜껑 열어보니 리니지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주식시장도 냉정하게 반응했다. 19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6%(3만2800원) 급락한 19만17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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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튜브 캡처) |
◇ "생각이 짧았다"…출시 15시간 만에 긴급 라이브
엔씨소프트는 19일 오후 3시, 출시 후 불과 15시간 만에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1만5000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한 이 방송에서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PD는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김 PD는 "이용자에게 혜택을 드리려는 의도였지만 안일하고 생각이 짧았다"며 논란이 된 큐나 보급 상자 4종을 즉시 판매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과의 의미로 전투 강화 주문서 100장(4만원 상당)과 영혼의 서 50개(약 8만6000원 상당)를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 지급하기로 했다.
게임 운영 전반도 손봤다. 스킬 초기화 비용을 무료로 전환했고, 상점 물약과 주문서 가격은 절반으로 낮췄다. 지역 퀘스트 보상 재화는 2배로 늘렸다. 레벨업 퀘스트의 몬스터 처치 요구량도 절반으로 줄였다.
모바일 이용자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어시스트 모드' 도입도 예고했다. 자동 사냥과 달리 스킬 자동 사용만 지원해 수동 플레이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조작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21일에는 두 번째 긴급 라이브를 진행하며 어비스 포인트 논란을 해결했다. 선발대 이용자들이 저레벨 이용자를 손쉽게 처치하며 포인트를 쌓는 문제가 발생하자, 시즌 내 획득 가능한 어비스 포인트에 상한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엔씨에서 이런 속도를 본 건 처음", "솔직하고 빠르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3년 쓰론앤리버티(TL) 출시 당시 소통 부재로 신뢰를 잃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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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창업주이자 최고창의력책임자(CCO)를 맡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지스타 2025 개막일인 13일 벡스코 엔씨소프트 부스에서 열린 오프닝 세션 개막 연설에서 '아이온2' 등 신작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DAU 150만·PC방 5위…PC 자체 결제 비중 90% 이상
초기 잡음에도 '아이온2'의 실적은 견고했다. 엔씨소프트는 21일 출시 후 평균 DAU가 150만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순위에서는 22일 5위에 올랐다. 전체 점유율 4.6%를 차지하며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를 제쳤다.
엔씨소프트는 출시와 동시에 PC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현재 전체 결제의 90% 이상이 PC에서 발생하고 있다. PC에서 발생하는 이 결제액은 구글이나 애플 앱 마켓 순위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출시 이틀간 누적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엔씨소프트 측은 "매출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트리밍 시장 반응도 뜨거웠다. 출시 당일 아침 SOOP에서 9만7000명, 치지직에서 9만4000명이 '아이온2' 방송을 시청했다. 합산 약 19만명의 시청자가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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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연합뉴스) |
◇ 아이온2, 체질 개선 신호탄될까
'아이온2' 사태는 엔씨소프트의 위기관리 능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TL 출시 당시와 달리 문제 발생 즉시 경영진과 개발진이 직접 나서 소통하며 신뢰 회복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
더 중요한 건 PC 자체 결제 중심의 BM 혁신이다. 구글과 애플에 지불하는 15~30% 수수료를 회피하면서 마진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증권가에서 2026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이 17.7%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초기 논란에도 커뮤니티에서는 "게임 자체는 재미있다", "할수록 좋아진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원작 '아이온'의 상징이었던 비행 전투와 PvP 콘텐츠를 언리얼 엔진5로 구현한 그래픽, 후판정 기반 수동 전투 시스템이 호평받는 요인이다.
업계 전문가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의존도를 낮추고 멀티 IP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아이온2'가 첫 번째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초기 위기를 빠른 소통으로 극복한 경험은 향후 신작 개발의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초기 흥행을 장기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와 BM 운영에 달려 있다.
'아이온2'는 오는 2026년 북미·유럽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