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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도쿄의 땅값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일본 국세청이 발표한 2025년 노선가(1월 1일 기준)에 따르면, 도쿄도 표준 택지의 평균 상승률은 8.1%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2.7%의 3배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전했다.
지방과 해외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 투자 자금 또한 가격 상승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선가는 주요 도로에 접한 토지의 1제곱미터당 표준 가격으로, 상속세나 증여세 산정의 기준이 된다.
도쿄도의 평균 상승률은 전년 대비 2.8%포인트 확대되었으며, 상승세는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교 가능한 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1% 상승한 1억 1632만 엔으로 나타났다.
개발 용지 부족으로 발매 호수가 감소하는 반면, 인구 증가로 주택 수요는 확대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입 또한 도쿄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이 2025년 1월 부동산 개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치요다구, 미나토구, 시부야구의 신축 아파트 구매자 중 외국인 비율이 2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7월 시점의 10~30%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의 후나쿠보 요시카즈 상급 조사역은 "도쿄는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을 뿐 아니라, 신축 물건이 홍콩이나 뉴욕 등 해외 주요 도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도심 물건의 가격 상승에 일본인의 구매력이 미치지 못하면서, 부유층 외국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5년 노선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23구 주변부 거점 역세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아다치구의 기타센주역 앞은 26%, 나카노역 앞은 24.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도심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주변 지역의 인기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도쿄 주변 도시 역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이타마시의 오미야역 앞 상승률은 11.9%로, 전국 도도부현청 소재지 최고 노선가 지점 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칸센 정차역으로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역 주변에서는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치바시의 치바역 앞은 11.2% 상승하며 현청 소재지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2017년 폐점한 미쓰코시 치바점 부지에는 현재 타워 맨션이 건설 중이다.
향후 도쿄와 지방 간 부동산 가격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쓰이 스미토모 트러스트 기초 연구소의 오타니 사키타 투자 조사 부장은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건축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 확보가 용이한 도시 지역의 공사가 우선시되고, 지방 재개발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23년 발표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50년 시점의 인구가 2020년보다 많은 지역은 도쿄도가 유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치현은 10%, 오사카부는 20% 미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택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도쿄 아파트에 더욱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도쿄의 땅값 상승은 임대료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앳홈에 따르면, 23구의 독신자용 아파트 평균 월세는 5월에 처음으로 10만 엔을 넘어섰다.
이는 학생이나 젊은층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인구와 기업의 도쿄 집중은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알파경제 우소연 특파원(wsy032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