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자산 알파 프로젝트]①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흐를 뿐이다

김혜실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0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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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소비 중심 금융 구조...고정비 지출 많아
소비-자산 연동 시스템으로 전환 필요
"투자는 생존 전략이자 구조적 필연"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 하지만 왜 자산은 '텅장(텅빈 통장)' 뿐일까. 월급날 통장에 잠시 머물렀던 돈은 며칠 새 텅 비고, 신용카드의 한도는 빠르게 차오른다. 분명 수입은 있지만 어디론가 흘러가 없어진다. 누군가의 수입은 식비, 통신비, 주거비 등으로 지출되고, 누군가의 수입은 자산으로 쌓인다. 이에 알파경제와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저자팀이 공동 주최하는 '청년 자산 알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이 연재는 도서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소비하는 당신을 투자자로 바꾸는 돈의 지도'의 핵심 관점과 구조적 전략을 기초로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청년층은 일정한 수입에도 불구하고 재무적인 불안감을 크게 느낀다. 통계청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8명이 “수입이 있어도 불안하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청년들의 평균 연소득은 3000만원 수준이지만, 그 중 상당액은 자산 축적 대신 반복적인 소비와 고정지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수입과 고정 지출은 늘리거나 줄이기 힘든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벌거나 더 적게 쓰는 법이 아닌, 돈의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청년자산 알파 프로젝트 이미지 (사진=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청년층 소비 중심 금융 구조...고정비 지출 많아

 

20일 서민금융진흥원 ‘2024년 청년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의 평균 연소득은 3092만원, 월평균 저축·투자액은 94만원으로, 청년층의 76.5%가 저축·투자를 하지만 대부분 단기 목적성 저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163만원 중 주거·수도·광열비(18.2%)와, 음식·숙박(18.0%)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청년 1인 가구는 식비와 주거비 등 반복적 고정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창운 법학박사(상법) 겸 전 금감원 조사총괄국장은 "결국 문제의 핵심은 수입 부족보다 돈의 흐름을 읽고 관리하는 능력의 결여에 있다"라며 "특히 우리가 매달 지불하는 반복되는 고정지출의 고정성을 활용하여 자산화되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면 돈은 더 이상 빠져나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순환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돈의 흐름의 '출구'와 '입구'..."소비자인가 자본가인가" 

 

월급이 모이지 않는 구조적 이유는 명확하다. 돈이 들어오자마자 월세,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구독료, 대출 상환금 등 매달 반복되는 고정지출 항목들이 자동이체라는 이름으로 통장을 선점하기 때문이다.

 

고정지출이 우선순위가 되고, 저축이나 투자는 늘 ‘남는 돈’이 있으면 하겠다는 마지막 순서로 밀린다. 대부분의 사람은 "남는 돈이 없어서 저축을 못 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남기기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지 않는 것이다.

 

돈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소비자(Consumer)의 위치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돈을 쓰는 모든 행위는 누군가의 수익이 된다. 이 흐름을 구조적으로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자본에 지출하고 기여하면서도 그 수익을 분배받지 못하는 출구 쪽에 서 있다.

 

이상화 전 KB국민은행 금융상품본부장은 "우리가 스타벅스에 돈을 쓸 때,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할 때, 그 기업들의 가치와 주가는 상승하는데, 우리는 이 과정에 기여하지만 수익 분배 구조에는 참여하지 못한다"라며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내가 사용하는 브랜드의 성장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자본 형성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

 

◇ 소비-자산 연동 시스템으로 전환 필요

 

자산을 모으는 사람은 더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흐름을 설계한 사람이다. 이 흐름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통장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는 일에서 시작된다.

 

자산 중심 사고로 전환한 사람들은 자금관리에서 저축과 투자를 우선 배치하고, 생활비를 그 나머지 안에 맞춘다. 이 단순한 순서 바꾸기가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흐름의 시각화’를 통해 구조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를 파악하고, 그 돈의 흐름을 소비-자산 연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신비나 스트리밍 구독료처럼 매달 나가는 반복 지출을 해당 산업군(통신서비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을 추종하는 ETF에 일정 비율만큼 정기적으로 자동 투자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의 자동 흐름을 투자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돈의 흐름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이 아니라, 내가 설계한 순환 구조가 된다.

 

(출처 = '사라지는 돈, 쌓이는 돈' )

 

◇ "투자는 생존 전략이자 구조적 필연"

 

투자는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불균형의 시대에서 투자는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전략이다. 예금 이자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을 가만히 두는 것 자체가 실질적인 손실로 이어진다.

 

'청년 자산 알파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매일 10분의 루틴, 한 달에 한 번의 재무 점검, 그리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와 투자 다이어리를 설계하는 습관 등 작지만 반복되는 실천이 돈을 바꾸고 삶을 바꿀 것이란 조언이다. 

 

이창운 법학박사는 "은행 예금은 대출 형태로 다른 기업에 투자되고, 보험료는 금융상품으로 운용되며, 카드를 쓸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와 데이터도 누군가에게는 수익이 되는 등 우리가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우리의 돈은 끊임없이 시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우리는 수익을 분배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흐름에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2회차 예고

<커피값으로 배우는 자본의 법칙>을 통해 소비 중심 사고에서 자산 중심 사고로의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짚어본다. 1회차에서 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2회차에서는 이 흐름을 직접 바꾸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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