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지난해 8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우리금융은 인수 작업을 오는 7월 초 마무리하고, 은행과 보험 등 그룹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이 우리금융의 재무제표에 연결될 경우, 주주환원 여력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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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전경 |
◇ 금융위,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및 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제8차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및 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현행 규정상 금융지주가 자회사를 편입하려면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최근 정기검사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우려를 키워왔다.
이에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의 ‘인수 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심사받는 것과 별도로, 최근 금융감독원 검사결과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이행상황을 보고해왔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와 자본비율 개선 등 그룹 전반에 걸친 혁신방안을 제출, 실행계획을 설명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 및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금감원이 이행실태를 점검하여 연 1회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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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 투자
이미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통보받은 경영실태평가 조치요구사항 총 21건 중 17건에 대해서는 이행 완료하였고, 컨설팅 등을 통해 충당금 산출 방법론 개발이 필요한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조속히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향후 5년간 그룹의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그룹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실시 △솔루션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존 준법지원부 외에 그룹사 점검기능을 수행하는 조직과 소비자보호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별도 신설하는 등 그룹의 내부통제기능을 대폭 강화해 선제적인 사고예방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지난해 계열사 임원 선임에 대한 그룹 회장의 사전합의제를 폐지한 데 이어, 회장 3연임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절차를 신설해 회장 장기 재임에 대한 주주의 통제권과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룹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2027년말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산 리밸런싱,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을 통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환율 민감자산 등 고위험자산 감축 △유휴 부동산을 비롯한 보유자산 매각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자본비율 목표를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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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진동 동양생명 본사 전경. (사진=동양생명) |
◇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다음과 같은 경영전략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임을 밝혔다.
우선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기존의 외형성장, 당기손익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할 방침이다.
고객 우선의 관점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전속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 등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 청약·심사·인수 및 보험금 지급 등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업계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룹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 보험사 재무제표 연결시 주주환원 여력 증가 전망
두 보험사가 우리금융의 재무제표에 연결될 경우 염가매수차익 발생과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증가, CET1 증가, RWA 증가 등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8월 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2개사 합산 취득금액은 1조 5493억원으로, 2024년 말
기준 2개사의 별도 순자산가치 2조2000억원을 하회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러한 염가매수차익을, 자기자본 공제에 포함되지 않는 한, 주주환원 재원에 활용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
또 지분율을 감안한 2개사의 합산 순이익은 2024년 3385억원으로, 동기간 우리금융 지
배 순익의 11%에 해당한다.
인수 전과 후를 비교하면, 우리금융의 이익은 증가하고 CET1비율은 경우에 따라 변동이 거의 없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결합에 대한 회계기준은 모든 자산과 부채를 취득일의 공정가치로 재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기공시된 과거 재무 데이터와는 달라질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주주환원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비유기적인 이익 체력 증가가 환원의 재원을 증대할 뿐 아니라, 취득시점의 CET1비율이 하락하더라도 다음 구간의 자본비율(12.5% 이상)에 도달하는 시점을 앞당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