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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새로운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이르면 올해 3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친환경차 전환 전략에 유연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디젤의 종말'을 예측했던 자동차 업계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다른 행보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 정책의 속도가 더딘 점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16일 현대차는 1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9월 이후 생산되는 경유차에 강화된 도로주행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차량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15인승 이하 승합차나 경·소형 화물 가스차는 디젤 엔진 개발 대상에서 제외되며, 승용차의 경우 2020년 이후 변화된 글로벌 도로주행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런 전략적 대응이 최근 LPG 모델 출시로 판매량이 증가한 스타렉스, 스타리아, 봉고 등 상용차 제품군을 제외한 승용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풀체인지(완전 변경)를 앞둔 아반떼와 투싼에 새로운 친환경 디젤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대폭 줄인 '유로 6' 기준이 적용되고 있으며, 배출가스 4등급 차량의 서울 녹색지역 운행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국내 디젤차 판매 비중은 8.7%로 감소했지만, 유럽 등 주요 시장의 디젤 규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반등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7월부터 시행 예정인 '유로 7' 배출가스 규제의 초안을 완화해 승용차의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치를 기존 유로 6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EU 주요 국가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디젤차 퇴출보다는 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꾸준히 디젤 신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아우디 역시 새로운 디젤 엔진 탑재 계획을 발표하는 등 디젤차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작은 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아반떼와 투싼의 인기를 고려한 유연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가솔린 차량에 대해서도 2026년 이후 강화될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차량 개발을 준비 중이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솔린 모델에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