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회장 횡령·금품 수수 등 비위 무더기 적발…정부, 수사의뢰

이준현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9 13: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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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재단 사업비를 선거 답례품 조달에 유용하고 취임 기념 황금열쇠를 수수한 혐의를 정부 합동 감사에서 들키면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위법 소지가 크다고 판단한 14건을 수사에 넘기고 나머지 96건에 대해서는 농협의 자체 시정을 요구하는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정부는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농림축산식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참여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의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감사반은 지난 1월 26일 출범한 이후 농협중앙회 본회와 자회사, 회원 조합 등을 상대로 공금 유용·특혜성 대출·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집중 점검했다.

강회장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재단 핵심 간부 A씨를 앞세워 재단 사업비를 빼낸 뒤, 중앙회장 선거 당시 자신을 지지한 조합장·조합원·임직원 등에게 돌릴 4억9000만원 규모의 답례품을 마련한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지난해 2월에는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조합장들로부터 황금열쇠(10돈)를 건네받아 청탁금지법을 어긴 혐의도 추가됐다.

핵심 간부들의 개인 비위도 감사망에 걸렸다. A씨는 재단 사업비와 포상금을 개인 사택의 가구 구입과 사치품 구매에 썼고, 또 다른 간부 B씨는 강 회장 선거 관련 비위를 보도한 언론사를 향해 광고비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기사 무마를 시도한 의혹을 받는다.

지도부의 전횡도 도마에 올랐다. 강 회장과 임원들은 다른 협동조합과 비교해 최소 3배 이상 많은 퇴임 공로금을 받고, 규정 기준보다 넓고 비싼 업무용 사택을 제공받아 온 사실이 드러났다.

강 회장이 이사회 의결을 이행하지 않거나 포상금을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등 독단적으로 조직을 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는 특혜성 대출·계약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앙회는 2022년 신설 법인에 145억원 규모의 신용 대출을 부적정하게 취급했고, 이 대출은 지난해 2월부터 연체 상태에 빠졌다.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업체에 거액을 대출한 사례도 있었으며, 재단과 중앙회 상호금융이 한 업체에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으나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의계약 관행과 회계 부정도 확인됐다. 일부 조합은 사내 온라인 상거래를 경유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사실상 피해 왔고, 허위 견적서를 쓰거나 검사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방식으로 절차를 무시했다.

또한 대출 연체 금리를 임의로 바꾸고 대손충당금을 실제보다 적게 쌓는 분식회계로 재정 부실을 숨긴 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익으로 배당까지 집행한 사실도 밝혀졌다. 아울러 농협의 한 자회사는 퇴직자단체가 출자한 영리법인에 2011년부터 건물을 무상으로 내줘 약 37억원의 손실을 회사에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핵심 간부들의 위법과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작동하지 않는 내부 통제장치 및 금품에 취약한 선거 제도와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출범한 농협개혁추진단의 논의를 거쳐 근본적인 농협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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